정치 불안정 속 영국 길트 시장 요동...스타머 총리 지위 흔들려
영국 찰스 3세 국왕의 의회 연설 속에서 스타머 총리의 지도부 위기가 불거지면서 길트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당내 사임 압박과 정치 불안정으로 인해 12일 길트 수익률이 급등했으나, 스타머 총리의 지위가 비교적 안정되자 13일 수익률이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의 정치 변수에 따른 시장 불안정성이 지속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영국 찰스 3세 국왕이 13일(현지시간) 의회 국왕 연설을 통해 영국 정부의 입법 의제를 제시했지만, 정치적 불안정으로 인한 시장 불안감은 여전히 걷혀지지 않고 있다. 키어 스타머 총리는 지난주 노동당의 지방선거 부진 이후 당내에서 제기된 사임 요구에 직면했으며, 이로 인해 영국 정부채권인 길트(Gilts) 시장에서 투매 압박이 심화되었다. 스타머 총리는 현재 당장의 지도부 도전은 물리쳤으나, 정치적 위협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닌 상황이다.
길트 시장은 영국의 정치 위기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12일 길트 수익률은 두 자리 수의 상승률을 기록했는데, 이는 투자자들이 스타머 총리의 교체로 인한 재정 규율 완화를 우려했기 때문이다. 영국의 재무장관 레이철 리브스가 추진 중인 재정 규율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시장을 압박한 것이다. 그러나 스타머 총리의 지위가 비교적 안정적으로 보이자 13일 길트 수익률은 2~6 베이시스 포인트 하락했으며, 벤치마크인 10년물 길트 금리는 약 5.067%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는 시장이 정치적 불확실성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스타머 총리가 당내 주요 라이벌 중 한 명인 웨스 스트리팅 보건장관과 짧은 회동을 가진 것이 관심을 끌었다. 13일 오전 국왕 연설 직전 단 17분간 진행된 이 회동은 스트리팅이 12일 개인 면담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한 지 하루 만에 이루어졌다. 이는 당내 권력 투쟁이 여전히 진행 중임을 시사한다. 스타머 총리는 지난 며칠간 80명 이상의 당 의원들로부터 사임 요구를 받았지만, 당내 결집을 강조하며 지도부 지위를 유지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국왕 연설 이후 내각 사임이 이어질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영국의 정치적 불안정성은 광범위한 우려를 낳고 있다. 지난 4년간 영국은 4명의 총리를 경험했으며, 지방선거에서 개혁당(Reform)에 대한 지지도 급증했다. 골드만삭스 자산운용 전 회장이자 영국 재무부 전직 장관인 짐 오닐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영국이 "좀 더 성숙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권자들이 국가 지도부를 "게임쇼처럼" 취급하는 것에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으며, 지도자 교체의 헌법적 가능성이 현재의 취약한 선거 상황에서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오닐은 유권자들이 경제 성장 부족이나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에 대해 충분히 우려하지 않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채권 시장 전문가들은 앞으로의 정치 상황에 대해 회의적이다. 색소 은행의 영국 투자 전략가인 닐 윌슨은 국왕 연설이 스타머 총리에게 일시적 숨고르기 기회를 줄 수 있지만, 이것이 결정적인 해결책은 아닐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길트 시장이 명백히 긴장 상태에 있으며, 국왕 연설이 끝난 후 또는 내일 아침 내각 사임이 시작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노동조합들은 스타머 총리가 다음 총선을 주도하지 않기를 요청하고 있으며, 현재로서는 스타머 총리에게 도전할 수 있는 충분한 지지층을 가진 인물이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정치적 불안정성이 지속되는 한 길트 시장과 파운드화는 계속해서 변동성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