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뉴스나우
경제

코스피 80% 급등했는데 청년 고용률 24개월 연속 하락

반도체 호황으로 코스피가 80% 급등하고 경제성장률 전망이 상향 조정됐지만, 청년층 고용률은 24개월 연속 하락해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상황을 기록했다. 반도체의 낮은 취업 유발 효과와 중동 전쟁으로 인한 내수 부진이 겹치면서 구조적 고용난이 심화하고 있다.

코스피 80% 급등했는데 청년 고용률 24개월 연속 하락
AI를 활용해 생성된 이미지입니다

한국 경제가 이중 구조의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다. 인공지능 기반 반도체 호황으로 주가지수가 급등하고 경제성장률 전망이 상향 조정되는 반면, 청년층 고용시장은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상황으로 악화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13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경제성장률을 2.5%로 상향 조정했지만, 같은 날 발표된 4월 고용동향에서 청년층 고용률은 전년 동월 대비 1.6%포인트 하락한 43.7%를 기록했다. 이는 2024년 5월부터 24개월째 연속 하락하는 현상으로, 2005년부터 2009년까지 51개월간 떨어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장 하락세다. 경제 성장의 주역인 반도체가 일자리 창출로는 연결되지 않는 구조적 모순이 심화하고 있는 것이다.

반도체 산업의 호황이 경제 전체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은 명확하다. 올해 들어 13일까지 코스피지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 급등에 힘입어 80% 이상 상승했다. KDI는 올해 경상수지가 작년 대비 94% 증가한 2390억달러의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이는 작년 1231억달러 흑자의 두 배에 가까운 규모다. 수출도 올해 4.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설비투자는 3.3% 증가가 전망되고 있다. 정규철 KDI 거시·금융정책연구부장은 성장률 전망치 상승폭 0.6%포인트 중 반도체의 기여도가 0.3%포인트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행도 1분기 경제성장률을 1.7%로 발표하며 경제가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이러한 거시경제 지표의 개선이 고용시장으로 연결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 문제의 핵심이다. 4월 전체 취업자는 2896만1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7만4000명 증가에 그쳤으며, 이는 2024년 12월 이후 16개월 만에 가장 작은 증가폭이다. 특히 청년층 취업자는 19만4000명이나 감소했다. 산업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반도체의 취업 유발 효과는 생산 10억원당 1.85명으로, 제조업 평균 4.85명의 절반 이하 수준이다. 반도체 산업이 자동화 수준이 높고 고숙련 인력 중심이기 때문에 신규 일자리 창출 능력이 떨어지는 것이다. 정규철 부장은 "성장을 이끄는 반도체는 고용을 많이 늘리지 않는 섹터"라고 명확히 지적했다.

중동 전쟁 여파로 인한 내수 부진이 청년 고용난을 가중시키고 있다. 도소매업은 5만2000명이 감소해 2개월째 감소세를 보였고, 숙박·음식점업도 2만9000명이 줄어 9개월 만에 최대 폭 감소를 기록했다. 전문·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은 11만5000명이 감소하며 2013년 산업분류 개편 이후 가장 큰 낙폭을 나타냈다. 물가 상승도 청년층의 실질 구매력을 침식하고 있다. 중동발 전쟁으로 KDI는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2.7%로 전망했으며, 김밥 한 줄 가격이 4000원에 육박하는 등 외식 물가가 급등하고 있다. 취업을 준비 중인 한 청년은 "편의점 단기 알바로 받는 최저임금 수준 시급으로는 주식에 투자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며 "기업은 AI 영향으로 신입사원을 뽑지 않는다고 들었는데 어디서부터 경력을 쌓아야 할지 모르겠다"고 절망감을 드러냈다.

KDI는 올해 취업자 증가폭을 17만 명으로 전망했는데, 이는 작년 19만 명보다 2만 명 적은 수치다. 경제가 확장 국면에 접어들었음에도 고용은 정체되거나 악화하는 역설적 상황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정규철 부장은 "최근 청년 고용 한파는 경기 사이클과 별개의 문제"라며 "AI 확산 등 구조적 변화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물가와 금리가 오르면서 AI 발 성장에서 소외된 계층의 고통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우려된다. 한국 경제가 반도체와 AI로 성장하고 있지만, 그 과실을 누리지 못하는 청년 세대의 좌절감이 사회적 갈등으로 번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