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조, 파업 종료까지 추가 대화 거부…반도체 공급망 위기 심화
삼성전자 노조가 중앙노동위원회 사후조정 결렬 후 파업 종료까지 회사와의 추가 대화를 거부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표명했다. 성과급 제도화를 둘러싼 갈등이 해결되지 않은 가운데 21일부터 18일간 총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며, 현재 4만2000여 명이 참여 중이다.
삼성전자 노사 갈등이 총파업으로 치달으면서 반도체 산업 전체의 공급망이 흔들리고 있다.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은 13일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심문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파업 종료까지는 회사와의 추가적인 대화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이는 중앙노동위원회의 사후조정이 결렬된 직후의 발언으로, 노조가 협상의 여지를 완전히 차단했음을 의미한다. 노조는 예정대로 21일부터 18일간 총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며, 현재 4만2000여 명이 파업에 참여 중인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노사 갈등의 핵심은 성과급 제도를 둘러싼 입장 차이다. 초기업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고 이를 제도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으나,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안에는 이 내용이 관철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오히려 퇴보했다는 것이 노조의 주장이다. 최 위원장은 "사후조정이 진행되는 17시간 동안 가만히 앉아서 대기한 시간만 16시간"이라며 "바뀐 안건이 없는 상황에서 조정 연장을 하는 것은 총파업 동력을 저해하기 위한 방법"이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이미 5개월간의 교섭 과정에서 요구안을 여러 차례 낮췄다고 주장하며, 더 이상의 양보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반도체 생산 차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노조는 이를 회피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파업 기간 웨이퍼 변질 가능성을 제기한 회사 측에 대해 최 위원장은 "웨이퍼 변질을 방지할 수 있는 방법은 매우 많다"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 생산을 강행해야 한다는 것은 잘못된 방향"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노조는 "협박이나 폭행 같은 것은 전혀 없을 것이고 사무실이나 라인 시설에 대한 점거도 없을 것"이라며 적법한 범위 내에서 쟁의행위를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원재료 폐기 문제와 관련해서는 "제조와 생산, 기술 분야는 기존에도 협정 근로자 범위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파업에 참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의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에 대해서는 낮게 평가했다. 긴급조정권은 쟁의행위가 국민 일상이나 국민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을 때 고용노동부 장관이 발동할 수 있는 예외적 조정 절차다. 최 위원장은 "발동 가능성을 생각하지는 않고 있다"며 "정부는 싸워서 쟁취하라는 입장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의 법률대리인 홍지나 변호사는 "긴급조정권의 발동 요건이 매우 까다롭고 저희의 경우 필수 시설이라 보기는 어려운 점이 있다"며 "과거 발동 사례인 현대차는 쟁의 기간이 워낙 길어 개입이 필요할 수밖에 없었지만 저희는 아직 시작도 하기 전"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노조의 강경한 입장 표명은 노사 대치가 더 이상 타협의 여지가 없음을 시사한다. 최 위원장은 성과급 제도화 문제와 관련해 "SK하이닉스와 연동되는 보상은 우리가 계속 이야기한 것처럼 삼성이 '하이닉스 사관학교'라고 얘기될 수 있는 부분"이라며 "이런 부분은 분명히 바꾸고 제도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DS부문만 특별 경영 성과급으로 일회성 보상한다는 안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거듭 주장했다. 초기업노조가 추가 대화 가능성을 완전히 차단한 만큼, 21일 예고된 18일간의 총파업이 실제로 진행될 경우 반도체 생산 차질과 글로벌 공급망 교란을 둘러싼 긴장감은 더욱 고조될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