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국민배당금 발언 논란, 시장 반응과 정책 의도의 엇갈림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의 AI 국민배당금 발언으로 코스피가 5.12% 급락했으나, 정부가 초과 세수 활용이라는 취지를 해명하자 시장은 반등했다. 글로벌 기술 리더들도 유사한 주장을 제기해온 만큼, AI 시대의 부의 분배를 둘러싼 사회적 논의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의 'AI 국민배당금' 구상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면서 정책의 의도와 시장의 해석 사이에 큰 간극이 드러났다. 김 실장은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인공지능 시대의 초과이윤이 사회 내 격차를 심화할 수 있다며, AI 인프라로 발생하는 국가의 초과 세수를 국민에게 구조적으로 환원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 발언이 알려지자 코스피는 5.12% 급락하며 7421.71까지 내려갔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주력 종목들도 강세에서 약세로 급전환했다. 이는 시장이 정책실장의 발언을 기업에 대한 새로운 과세 조치로 해석했음을 의미한다.
김용범 정책실장의 발언 핵심은 기업의 초과이윤을 직접 과세하는 것이 아니라, AI 산업 발전으로 인한 정부 세수 증가분을 활용하자는 취지였다. 그는 "AI 인프라는 한 개 기업이 잘한 것이 아니고 반세기에 걸쳐 국민들이 만든 산업 기반 위에서 나온 것"이라며 "그 과실 일부를 국민들에게 구조적으로 환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대한민국이 반도체, 서버, 데이터센터, 네트워크, 전력, 고급 인력 등 AI 산업에 필요한 모든 요소를 갖춘 '풀스택 AI 인프라 국가'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러한 인프라가 국가 차원에서 오랫동안 구축되어온 결과라는 논리로, AI 시대의 과실을 국민과 공유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입장을 제시한 것이다.
시장의 급락 직후 정부는 즉각 해명에 나섰다. 이재명 대통령은 SNS X를 통해 일부 언론이 정책실장의 발언을 편집해 잘못된 정보를 유포했다고 지적했다. 대통령은 "'AI 부문 초과이윤으로 발생하는 국가의 초과 세수를 국민 배당하는 방안 검토'라는 것이 정책실장의 진의"라며, 이를 "기업의 초과이윤을 국민 배당하는 방안"으로 왜곡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치적 비난이나 비판도 사실에 기반하지 않으면 민주주의를 해친다"고 강조하며 정확한 정보 전달의 중요성을 당부했다. 실제로 정책실장이 기업에 대한 새로운 과세가 아니라 초과 세수 활용을 말한 것이라는 해명이 나가자, 코스피는 낙폭을 상당 부분 만회했고 주요 종목들도 반등했다.
방송인 김어준 씨는 이러한 논란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표했다. 그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서 "미국의 빅테크 최고경영자들과 AI 전문가들이 이미 유사한 개념을 주장했다"며 정책실장의 발언이 새로운 것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오픈AI의 샘 알트만과 AI의 대부로 불리는 제프리 힌튼 같은 글로벌 기술 리더들이 빅테크의 초과 수익에 대한 국민 배당과 기본소득 개념을 이미 주장했다는 논리다. 그는 "그런 상황에서 정책실장이 한 번 페이스북에 썼다고 코스피 주가가 폭락하냐"며 시장 반응의 과도함을 꼬집었다. 또한 "AI 인프라는 국가와 국민이 함께 만든 것이고, 그로 인한 과실의 일부를 국민에게 환원하자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라고 정책의 합리성을 두둔했다.
AI 시대의 부의 분배를 둘러싼 이번 논란은 단순한 정책 해석의 차이를 넘어 더 근본적인 질문을 제기한다. 초고속 기술 발전으로 인한 초과 이윤이 소수 기업과 투자자에게만 집중되는 것이 옳은가, 그리고 국가 인프라와 국민의 장기간 투자 위에서 창출된 부의 일부를 사회 전체와 공유하는 것이 정당한가 하는 질문이다. 글로벌 기술 리더들이 이미 유사한 주장을 제기했다는 점은 이것이 단순한 국내 정치 이슈가 아니라 세계적 차원의 정책 과제임을 시사한다. 다만 이번 사건은 정책 발표와 시장 소통의 중요성, 그리고 정확한 정보 전달의 필요성을 동시에 보여준다. 향후 정부의 AI 정책과 부의 분배 방식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