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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국민배당금 구상 논란…청와대 '개인의견' 선긋기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AI와 반도체 산업의 초과이윤을 국민에게 환원하는 '국민배당금제'를 제안했다가 야당의 비판과 증시 변동을 초래했다. 청와대는 개인 의견이라며 거리를 두었고, 김 실장은 국가 세수 차원의 정책 구상이었다고 해명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인공지능과 반도체 산업의 성과를 국민에게 환원하는 '국민배당금제' 도입을 제안한 발언이 정치권과 금융시장을 흔들고 있다. 김 실장은 최근 SNS를 통해 AI 시대에 한국이 메모리 반도체, 배터리, 전력 장비 등 공급망을 통합 보유한 특수한 위치에 있다며, 이로 인한 지속적 초과이윤이 국가 차원에서 구조적으로 국민에게 환원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발언은 곧 정책 논쟁으로 비화했고, 일부 외신까지 한국 증시의 변동성과 연결시키면서 파장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김 실장의 제안은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제시되었다. 그는 1990년대 노르웨이가 석유 수익을 국부 펀드에 적립한 사례를 들며, 국내에서도 청년 창업 자산 지원, 농어촌 기본소득 지원 등 구체적인 프로그램 운영을 언급했다. 다만 그는 초과세수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국민배당금은 현실성 없는 구상이 될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아, 재정 건전성을 고려한 신중한 입장도 함께 표현했다. 이는 단순한 기업 이익 재분배가 아닌 국가 세수 차원의 정책 제안이라는 의도로 해석된다.

그러나 이 발언은 즉시 정치권의 비판에 직면했다. 야당은 기업이 번 돈을 정부가 빼앗아 나눠주는 것이라며 '공산당 본색'을 드러냈다고 공세를 펼쳤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미국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한 '한국 고위 정책당국자의 국민배당금 발언으로 한국 증시가 5% 폭락했다'는 분석을 인용하며 비판의 강도를 높였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자본시장 불안을 초래한 책임을 물으며 김 실장의 즉각 경질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들의 반발은 경제 정책 논쟁을 넘어 이념 논쟁으로까지 확대되는 양상을 보였다.

청와대는 빠르게 진화에 나섰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들은 이것이 김 실장의 개인 의견일 뿐 청와대 내부의 공식 논의나 검토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청와대 내부에서도 '배당'이라는 표현이 너무 자극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등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가 감지되었다. 이는 정책 실장의 발언이 예상 이상의 파장을 일으키면서 정부 차원에서 신속하게 거리를 두려는 의도로 보인다.

김 실장은 이후 해명을 통해 자신의 발언이 개별 기업의 초과이윤 수탈이 아닌 국가 차원의 초과세수 활용에 대한 고민을 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AI 시대 구조적 변화에 대비한 장기적 정책 구상이었다는 점을 강조했으나, 이미 촉발된 논란을 잠재우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번 사건은 신기술 시대의 부의 분배 방식에 대한 정책 제안이 얼마나 민감한 사안인지, 그리고 정부 고위 관계자의 발언이 금융시장과 정치에 미치는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를 여실히 드러냈다. 향후 정부가 AI 시대 경제 정책을 어떻게 펼쳐나갈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