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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반도체 초과이익 국민배당 제안…여야 '사회주의' 논쟁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AI 반도체 호황으로 인한 기업 초과이익을 국민에게 환원하는 '국민배당금제'를 제안했으나, 야권에서 사회주의식 발상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기업의 미래 투자 여력 부족과 정부의 반기업 정책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인공지능 반도체 호황으로 기업이 거둔 초과이익을 국민에게 환원하는 '국민배당금제'를 제안하면서 여야 간 정책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야권은 이를 사회주의식 발상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으며, 기업의 투자 여력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김 실장은 12일 페이스북을 통해 "AI 인프라 공급망에서의 전략적 위치가 구조적 호황을 만들고, 그것이 역대급 초과 세수로 이어진다면, 그 돈을 어떻게 쓸지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응당 고민해야 할 일"이라고 밝혔다. 그는 2021~2022년 반도체 호황기 때의 초과 세수가 사전에 설계된 원칙 없이 그때그때 소진됐다며, 이번 사이클의 규모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전과 같은 방식으로 흘려보내는 것은 천재일우의 역사적 기회를 허비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김 실장은 이 과실이 반세기에 걸쳐 전 국민이 함께 쌓은 기반 위에서 나온 것이라며 구조적으로 국민에게 환원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노르웨이가 1990년대 석유 수익을 국부펀드에 적립했던 사례를 참고 모델로 제시하며, 가칭 '국민배당금'이라는 이름을 제안했다. 배당금의 용도에 대해서는 청년 창업 자산, 농어촌 기본소득, 예술인 지원, 노령연금 강화, AI 시대 전환 교육 비용 등 다양한 방안이 있으며, 이에 대해 사회적 합의를 통해 정교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초과 세수가 생기지 않는다면 국민배당금은 허황된 얘기가 될 것"이라면서도 "아무 원칙도 없이 초과 이익을 흘려보내는 것이야말로 더 무책임한 일"이라고 했다.

야권은 즉각 반발했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이를 "기업이익 배급제"라고 비판하며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등 대기업 기득권 노조의 성과급 요구와 파업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아예 기업 초과 이익을 전 국민에게 사회주의식으로 나눠주자는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은 초호황이지만 언제 꺼질지 알 수 없다"며 "영업이익을 노조에 주고, 전 국민에게 나눠주면 기업은 무슨 돈으로 미래를 위해 투자할 수 있겠느냐"고 질문했다. 이는 기업의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 재원이 부족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것이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비슷한 입장을 표했다. 그는 "2022년 초부터 시작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호황에 이재명 정부가 기여한 것은 없다"며 "기업이 구성원에게 성과를 나누고, 주주에게 배당하고, 국가가 법률로 정한 세금을 성실히 납부하는 것, 그 이상의 '사회적 책임'을 정부가 강제하려는 시도는 반기업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추가 세수가 생길 것 같으면 우미관식 마인드로 매표할 생각보다 국가재정법 제90조를 철저히 지켜 나랏빚 갚는 데 쓰는 게 우선"이라고 촉구했다.

이번 논쟁은 AI 반도체 산업의 급성장으로 인한 기업 수익성 증대를 국가와 국민이 어떻게 공유할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경제 정책 철학의 차이를 드러내고 있다. 정부는 국가적 기반 위에서 창출된 부를 사회적으로 재분배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야권은 기업의 자율성과 투자 유인을 보장하는 것이 장기적 경제 성장에 더 유리하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향후 초과 세수 규모와 경제 상황에 따라 정책 결정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