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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타바이러스 vs 코로나, 통제 가능한 이유는

스페인 크루즈선에서 한타바이러스가 확산되면서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으나, 전문가들은 코로나와 달리 한타바이러스는 질병 특성이 잘 알려져 있고 기본적인 방역 조치로 통제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2018년 아르헨티나 집단 감염 사례에서 격리와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 후 전파 속도가 절반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타바이러스 vs 코로나, 통제 가능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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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5월 스페인 테네리페 인근 해역에서 크루즈선 MV 혼디우스호에 한타바이러스가 확산되면서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4월부터 5월까지 약 한 달간 이 선박에서 3명이 사망하고 여러 명이 감염되었으며, 147명의 승객과 승무원이 독일, 프랑스, 호주 등 각국으로 귀국하게 되면서 바이러스 확산에 대한 국제적 경각심이 높아졌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5월 9일 스페인 테네리페 주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발병'이라는 단어를 듣고 배가 당신의 해안으로 향하는 모습을 볼 때 코로나 팬데믹의 기억이 되살아나는 것을 이해한다"고 밝혔다.

코로나 팬데믹의 악몽이 채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한타바이러스 확산 소식이 전해지자 국제사회가 긴장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한타바이러스가 코로나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며, 적절한 방역 조치로 통제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2019년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의 경우 의료 전문가들이 처음 마주한 미지의 병원체였다. 당시 과학자들은 바이러스의 정체, 전파 속도, 치료 방법 등 어떤 것도 알지 못했으며, 이것이 초기 대응의 혼란과 급속한 확산으로 이어졌다. 반면 한타바이러스는 1993년부터 알려진 질병으로, 의료계가 그 특성과 전파 경로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는 점이 결정적인 차이다.

한타바이러스는 한타바이러스 폐증후군(HPS)이라는 폐 감염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미 확립된 방역 지침에 따라 격리 조치와 사회적 거리두기 같은 기본적인 통제 수단을 적용할 수 있다. MV 혼디우스호의 경우 4월 11일 첫 사망자가 발생했지만, 실험실 검사를 통해 한타바이러스가 사인으로 확인되는 데 3주 이상이 걸렸다. 다만 확진 후 5월 4일부터는 스페인 보건 당국이 마스크 착용, 개인보호장비 사용, 개인물품 소독 등 '모든 조치'를 강구했다. 현재까지 확진된 사례는 7명, 의심 사례는 2명으로 코로나에 비하면 제한적이다.

한타바이러스 통제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가 2018년부터 2019년 초 아르헨티나에서 발생한 안데스 바이러스 집단 감염이다. 이는 MV 혼디우스호에서 발견된 것과 동일한 바이러스 변종으로, 한 대규모 집회에서 18명이 감염되었다. 미국 의학 저널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에 2020년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보건 당국이 확진자 격리와 접촉자 자가격리 조치를 시행한 후 바이러스의 전파 속도가 현저히 감소했다. 구체적으로 방역 조치 시행 전 감염자 한 명이 감염 기간 동안 일으키는 2차 감염 수인 '기본 재생산지수'는 2.12였으나, 조치 시행 후에는 0.96으로 절반 이상 떨어졌다. 연구진은 "이러한 조치들이 추가 확산을 효과적으로 억제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결론지었다.

이 같은 역사적 사례는 한타바이러스가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방역 조치를 취할 경우 팬데믹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낮다는 것을 시사한다. 코로나와 달리 한타바이러스는 이미 의료계에서 잘 알려져 있고, 전파 경로와 방역 방법이 확립되어 있기 때문이다. 다만 MV 혼디우스호 사태에서 드러난 문제는 초기 진단 지연이다. 첫 사망자 발생 후 3주 이상 경과해야 원인이 확인되었다는 점은 국제 해상 운송 시스템에서의 신속한 감염병 진단과 보고 체계 개선의 필요성을 보여준다. 향후 국제사회는 유사한 상황에서 더 빠른 진단과 신속한 격리 조치를 통해 바이러스 확산을 조기에 차단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보건기구와 각국 보건 당국은 한타바이러스의 국제적 확산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도,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냉정한 대응으로 과도한 우려를 진정시키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