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주 240% 급등, 미래에셋이 일본 노무라 시총 추월한 이유
미래에셋증권 주가가 올해 240% 급등하며 일본 노무라홀딩스의 시가총액을 추월했다. 국내 증시 호황과 스페이스X 투자 기대감이 주가를 견인했으며, 삼성증권·NH투자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도 실적과 주가가 동반 상승하고 있다.

한국 증권업계의 위상이 급속도로 상승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이 아시아를 대표하는 글로벌 투자은행인 일본 노무라홀딩스의 시가총액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11일 종가 기준 미래에셋증권의 시총은 44조4296억원으로 노무라홀딩스(약 35조원)를 9조원 이상 웃돌았다. 이는 지난해 말만 해도 미래에셋증권의 시총이 노무라홀딩스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극적인 변화다. 이 같은 성과는 한국 증권사들이 글로벌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성장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다.
미래에셋증권의 급성장을 이끈 주요 요인은 국내 증시의 폭발적인 호황이다. 올해 5월 주식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60조원을 넘어서면서 증권사들의 수익성이 급증했다. 미래에셋증권의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240% 급등했으며, 이는 최근 증시의 주역인 인공지능 관련주와 반도체 업종보다도 가파른 상승세다. 비교 대상으로 LS일렉트릭(230%), 한미반도체(214%), SK하이닉스(189%)의 상승률보다 높다. 미래에셋증권 주가의 상승은 단순한 투기적 수요가 아니라 실적 개선에 따른 합리적 평가라는 점이 중요하다. 국내 주요 증권사의 브로커리지 수수료와 신용공여 이자수익이 수직 상승했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증권의 성장은 2016년 대우증권 인수 당시 박현주 회장이 제시한 '한국판 노무라'라는 비전의 실현이다. 당시 목표는 내수 사업의 한계를 벗어나 아시아 대표 글로벌 투자은행으로 성장하는 것이었다. 10년이 지난 지금, 이 꿈은 현실로 바뀌었다. 여기에는 글로벌 우주 기업 스페이스X의 기업공개 기대감도 작용했다. 올 2월부터 3월 초까지 스페이스X 상장 소식과 증시 활황이 겹치면서 미래에셋증권 주가는 급등했다. 3월 3일에는 처음으로 노무라홀딩스의 시총을 넘어섰으며, 이후 격차를 계속 벌려나갔다. 미래에셋증권의 고객자산(AUM)도 600조원을 넘어섰으며,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업계 최초로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전년 동기의 3배를 넘는 수준이다.
증권업계 전반의 실적 개선이 두드러지고 있다. 삼성증권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 6095억원, 당기순이익 4509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2.1%, 81.5% 증가했다. 신한투자증권의 1분기 영업이익은 386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8.5% 증가했으며, 당기순이익도 2884억원(167.4%)으로 폭발적인 증가를 보였다. NH투자증권은 1분기 당기순이익 4757억원(전년 동기 대비 128.5% 증가)을 기록했다. 키움증권(4774억원, 102.6% 증가), KB증권(3502억원, 92.8% 증가), 하나증권(1033억원, 37.1% 증가)도 모두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의 순이익 증가를 달성했다. 이들 증권사의 주가도 연쇄적으로 상승했다. 삼성증권(79.3%), NH투자증권(70.9%), 키움증권(58.5%) 등 대형 증권사 주가는 지난해 말 대비 모두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증권사의 위상 변화는 금융지주 내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작년 기준 증권업 순이익 1위인 한국투자증권의 모회사인 한국금융지주의 주가는 지난해 말 대비 64.5% 올랐다. 이는 은행이 핵심 계열사인 우리금융지주(15%)와 하나금융지주(33.4%)의 상승폭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지주에서 서자 취급을 받던 증권사가 이제 실적과 주가 향방을 판가름할 정도로 위상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코스피지수 목표치를 1만 포인트까지 올려 잡으면서 국내 주요 증권사의 올해 실적이 고공행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증권주의 상승세가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한국 증권업계가 글로벌 무대에서 인정받는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만큼, 향후 산업 전체의 성장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