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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호 비행체 타격 확인…정부 '공격 주체' 신중한 입장 유지

호르무즈 해협의 한국 선박 나무호가 미상의 비행체에 타격을 입었다는 조사 결과가 확인되자, 청와대는 NSC 실무조정회의를 개최해 대응에 나섰다. 정부는 공격 주체를 특정하지 않으며 신중한 외교 태도를 유지하고 있으며, 미국과 이란 사이에서 균형 잡힌 입장을 견지할 방침으로 보인다.

호르무즈 해협에 정박 중이던 한국 선박 HMM 나무호가 미상의 비행체에 의해 타격을 입었다는 정부합동조사 결과가 10일 확인되면서, 청와대와 외교부가 본격적인 대응에 나섰다. 청와대는 이날 해수부 등 관계부처가 참여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실무조정회의를 개최해 나무호 피해 사건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논의 내용이나 정부 차원의 공식 입장은 공개하지 않아, 사태에 대한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나무호 화재는 지난 4일 발생했으며, 정부는 당시부터 정확한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섣불리 결론을 내리지 않겠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이번 조사 결과가 '미상의 비행체 타격'으로 확정되면서 국제적 긴장이 고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은 미국과 이란 간 긴장이 고조된 지역으로, 한국 선박의 피해는 중동 정세와 한국의 외교적 입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정부가 즉각적인 성명을 발표하지 않은 것은 사건의 성격을 파악하고 국제 정세를 면밀히 검토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정부는 그동안 미국과 이란이라는 전쟁 당사국 사이에서 '항행의 자유'라는 보편적 가치에 초점을 맞추며 균형 잡힌 외교 정책을 펼쳐왔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영국과 프랑스가 주도한 국제 정상회의에서 '항행 자유 보장을 위해 실질적인 기여를 하겠다'고 밝혔으며, 공식 석상에서는 '보편적 인권'과 '평화'를 강조해왔다. 이러한 입장은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치와 미국과의 동맹 관계, 그리고 중동 지역과의 경제적 관계를 모두 고려한 신중한 외교 전략으로 평가되었다. 그러나 나무호 타격 원인이 이란의 공격으로 결론 난다면 정부의 외교적 균형점이 재조정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외교부는 합동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도 '공격 주체는 예단하지 않겠다'며 추가 조사를 예고했다. 이는 공격 주체가 이란 정규군인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인지, 아니면 예멘의 후티 반군 같은 친이란 무장세력인지에 따라 대응 방식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의도적 공격인지 오인 폭격 같은 의도치 않은 사고인지도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수 있다. 외교부는 주한이란대사를 불러 조사 결과를 설명했으며, 관련국과 소통하며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상황에 맞는 외교적 대응을 준비하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다만 정부가 직면할 외교적 압박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쪽에서는 폐쇄된 해협에 정박한 자국 선박을 이유 없이 공격한 데 대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당위론이 제기될 것이고, 다른 한쪽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장해온 대로 이란의 공격이 확인되면 미국 동맹으로서의 '기여'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이러한 국제적 압력 속에서도 한반도의 안보 이익과 중동 지역과의 경제 관계, 그리고 국제법상 항행의 자유라는 원칙 사이에서 신중한 균형을 유지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되었다. 앞으로의 추가 조사 결과와 국제 정세 변화에 따라 정부의 대응 방향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