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화물선 나무호 1분 간격 2차 타격…선체 내부 7m까지 훼손
호르무즈 해협에서 한국 화물선 나무호가 미상의 비행체 2기에 1분 간격으로 타격을 받아 선체 내부 7미터까지 훼손됐다. 정부는 외부 공격으로 확정했으며, 추가 조사를 통해 드론인지 미사일인지 규명할 예정이다. 이란의 공격 여부에 따라 한-이란 관계 경색과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호위 연합 참여 압박이 예상된다.

호르무즈 해협에서 발생한 한국 HMM 소속 화물선 나무호의 폭발 사고가 외부 공격으로 확정되면서 중동 지역 한국 선박의 안전을 둘러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사고 발생 6일 만인 10일 공식 조사 결과를 발표했으며, 미상의 비행체 2기가 1분 간격으로 선박을 타격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박일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미상의 비행체 2기가 1분 간격으로 나무호 선미를 타격했고 이로 인한 충격 후 진동을 동반한 화염 및 연기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공격으로 인해 호르무즈 해협에 정박 중인 한국 선박 26척의 안전에 대한 우려는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1차 타격으로 기관실 화재가 발생했고, 1분 후 2차 타격으로 화재 규모가 급격히 확산된 것으로 추정된다. 외교부가 공개한 선체 사진에는 외부 타격과 폭발로 인해 선체가 찢어지고 외판이 외곽으로 돌출되며 바닥이 뚫린 모습이 담겨 있다. 파손 부위는 해수면보다 1~1.5미터 높은 부분이며, 폭발 압력으로 인한 파손 패턴과 반구형 관통 형상 등을 고려할 때 기뢰나 어뢰에 의한 피격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 박 대변인은 "화재 원인은 선박 내부와는 무관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드론인지 미사일인지는 추가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현장에서 수거된 비행체 엔진 잔해 등을 추가 분석할 예정이며, CCTV 영상에 해당 비행체가 포착됐으나 발사 주체와 정확한 기종을 확인하기에는 제약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사고 직후 피격 여부가 불확실하다는 입장을 보였으나, 현장 조사를 통해 외부 공격으로 확정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선원들이나 인근 선박의 육안 확인만으로는 파공을 식별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초기 판단이 신중했던 이유를 설명했다. 정부 합동 조사단은 지난 8일 오전에는 선박 외관을, 오후에는 선박 내부를 감식했으며, 이를 통해 선체 내부 깊이 7미터까지 훼손된 것으로 파악됐다. 조사 결과 발표와 동시에 박윤주 외교부 1차관은 사이드 쿠제치 주한 이란대사를 외교부 청사로 불러 조사 결과를 설명했다. 쿠제치 대사는 면담 후 "우리는 단지 이 사고에 관한 일반적인 이슈 일부에 관해 이야기했다"고 말했으며, 이란군의 공격 여부에 대한 질문에는 답변을 피했다.
이번 사건을 둘러싸고 한-이란 외교 관계의 경색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특정 국가를 예단하지 않는다"며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지만, 추가 조사에서 이란 혁명수비대(IRGC) 등이 사용하는 비행체와 동일한 기종으로 판명될 경우 관계 악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란 국영 프레스TV는 지난 6일 "해상 규정을 위반한 한국 선박을 표적으로 삼았다"며 이란의 공격에 따른 폭발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아직 이란의 공격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고의에 의한 공격인지 실수인지도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나무호 폭발 사고 직후 "이란이 한국의 화물선을 포함해 전쟁과 무관한 국가들을 향해 발포했다"며 "이제 한국이 미국이 주도하는 호르무즈 해협 호위 연합(MFC)에 합류할 때가 된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은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호위 작전 참여 압박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정부는 "금번 사고 원인을 철저하게 규명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국제사회와의 공조를 비롯해 미 측의 구상 참여 문제에 대해서도 면밀히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이번 피격 사건은 명백한 국가 주권 침해이자 해상 안보 위기"라며 "특정 세력의 공격이 확인될 경우, 정부는 단호하고 즉각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에 정박 중인 한국 선박 26척의 안전 문제도 시급한 상황이다. 미국과 이란 간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한국 선박에 대한 공격이 발생한 만큼, 정부의 신속한 대응과 국제 사회와의 협력이 더욱 중요해진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