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사 성과급 제도화 협상, 극적 타결 가능성과 결렬 위험 동시 존재
삼성전자 노사가 정부 중재에 따라 임금협상을 재개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성과급 모델 제도화 요구가 협상 결렬의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노조 내부 분열, 하청 노동자와의 연대 부족, 주주 소송 위험성 등이 협상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삼성전자 노사가 정부 중재에 따라 임금협상 재개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양측의 합리적 수준의 협상 진행 여부가 협상 성패를 가르는 핵심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노조 측이 성과급 모델의 제도화를 무리하게 관철하려 할 경우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결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인공지능 시대에 반도체 공급 경쟁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장기 파업은 공급망 안정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양측 모두 최악의 국면을 피하고 싶은 동기가 있어 극적 타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구조적 이견을 이틀 만에 좁히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의 노사 갈등은 2년 전과는 완전히 다른 배경을 가지고 있다. 2024년 7월 첫 총파업 당시 반도체 부문의 14조원을 넘는 적자로 인해 성과급이 0%로 책정되면서 노조의 불만이 폭발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삼성전자의 역대급 영업이익에 대한 성과 배분을 놓고 벌어지는 상황이다. 김종진 일하는시민연구소 소장은 "이번에는 회사의 막대한 이윤을 배분의 몫으로 요구하는 것"이라며 "기업의 초과 이윤이 났을 때 분배 문제를 둘러싸고 방식을 정하는 게 사회적 쟁점으로 떠올랐다"고 분석했다. 이는 단순한 임금 협상을 넘어 기업 이윤의 배분 구조에 대한 근본적인 입장 차이를 보여주는 것이다.
중앙노동위원회의 사후조정 절차가 11일 시작되지만, 과거 선례가 반복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2024년 7월 사후조정 때 노사는 3차례 회의를 거쳤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자율적 교섭 재개를 통해 임금협약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던 경험이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노조 내부 분열이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 전문가들의 우려 사항이다. 초기업노조 조합원의 약 80%가 반도체 부문에 집중되어 있는 탓에 전사 공통재원 문제를 교섭에 포함할지 여부를 두고 노조 내부 의견이 갈리고 있다. 김대종 교수는 "노조 내 균열이 오히려 협상 타결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점이 2년 전과 다른 변수"라고 지적했다.
삼성전자 노조가 정규직 몫 확대에만 집중하고 하청 노동자 등과의 연대를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김종진 소장은 "삼성전자의 초과 이윤은 정규직 노동자만 이룬 것이 아니라 하청·비정규직·협력업체 노동자들이 함께 만든 결과"라고 지적하며, 노조가 연대와 평등의 가치 대신 이익만 추구하고 있다는 노동계의 비판을 전했다. 이는 노조 운동의 정당성 문제와도 맞닿아 있는 부분으로, 노조 측의 요구가 얼마나 광범위한 노동자들의 이익을 대변하는지가 향후 사회적 지지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노조 요구대로 성과급 모델이 제도화될 경우 주주들의 소송 위험성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조명현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영업이익 일정 부분을 계약상 명문화하는 건 주주의 잔여청구권을 침해하는 선배당 성격을 지닌다"고 지적했다. 한편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사측의 대응 방안이 축소되었다는 분석도 나왔다. 김대종 교수는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사용자 범위 확대와 손해배상 청구 제한 등이 강화된 만큼 사측이 파업 시 법적 대응 카드를 쓰기 어려워진 것이 구조적 변화"라고 설명했다. 이는 이론적으로 노조의 협상력이 강화되었음을 의미하지만, 동시에 양측이 타협할 수 있는 여지를 줄일 수도 있다는 점에서 향후 협상의 진행 방향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