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표의 방미, 국익 아닌 정치 스펙 쌓기 논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방미가 국익 우선의 외교 활동이 아닌 정치적 스펙 쌓기로 평가받고 있다. 주요 인사 면담 무산, 명확한 외교적 성과 부재 등으로 당 내에서도 비판이 제기되고 있으며, 극우 성향 인물들과의 만남은 강성 지지층 결집용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미국 방문이 제1야당 지도자의 외교 활동으로서의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이란 전쟁으로 한국의 외교력이 시험대에 오른 시점에 방미한 장 대표는 애초 국익 우선과 초당적 외교를 표방했으나, 실제 결과는 뚜렷한 외교적 성과 없이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당대표로서의 책임보다는 대권 후보로서의 정치적 입지 강화를 위한 활동이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장 대표의 방미 시점은 외교적으로 매우 민감한 시기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국군 파병 압박이 거세지고 있던 가운데 4월 6일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이 우릴 돕지 않았다"고 지적하면서 정치적 부담이 절정에 달했던 시점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4월 9일 "국익을 최우선으로 책임 있는 야당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며 "여야를 떠나 초당적 입장에서 야당 역할을 하겠다"고 명확히 밝혔다. 트럼프 측 인사들이 한국 정부에 갖는 관점을 확인하고 다양한 해법을 논의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그러나 방미 결과는 기대와 달랐다. J.D. 밴스 부통령,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폴라 화이트 목사 등 주요 인사와의 면담이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고, 실제로 만난 인사들과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명확히 공개되지 않았다. 특히 장 대표가 만났다고 주장한 사진 속 인물이 "미 국무부 차관보"가 아닌 "국무부 차관의 비서실장"이었다는 논란은 방미의 실질적 성과가 미흡했음을 시사한다. 대신 장 대표는 국제공화연구소 연설에서 현 정부의 대북 정책과 국방력을 비판하는 데 집중했으며, 이는 외교 활동보다는 국내 정치적 입장 표현에 가까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치권 내 평가는 더욱 냉소적이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지선이고 당이고 국가고 다 관심이 없고, 오로지 대권주자 되는 것에만 신경 쓰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으며, 2017년 방미 경험이 있는 홍준표 전 대구시장도 "보수 진영에서는 방미를 자신의 위상을 드높이는 계기로 삼는다"고 언급했다. 과거 2005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야당 대표로 방미해 전향적인 대북 인식을 밝혀 정부의 외교적 부담을 덜어준 사례와는 달리, 이번 방미는 정부의 정책을 비판함으로써 외교적 부담을 가중시켰다는 평가도 나온다. 보수 진영의 유력 인사 네트워킹 측면에서도 성과가 없었다는 점은 보수 진영 내에서도 "망신만 당하고 왔다"는 평가를 받게 했다.
방미 일정 중 장 대표가 주로 만난 인물들은 극우 성향의 정치인들이었다. 조 그루터스 공화당 전국위원회 의장, 빌 해거티 상원의원 등과의 면담은 "윤 어게인" 지지층이 환영할 만한 성향을 가진 인물들이었다. 극우 청년 활동가 찰리 커크와의 연결고리 형성 시도, 트럼프의 영적 멘토로 불리는 폴라 화이트 목사와의 면담 추진 등은 국내 극우층의 "트럼프 메시아론"에 부응하려는 의도로 해석되고 있다. 실제로 일각에서는 이번 방미를 통해 강성 지지층 결집에는 성공했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4월 29일 야당 의원들과의 간담회에서 "다른 나라 사례를 보더라도 대외 문제에서 자해적 행위를 하는 경우는 찾기 쉽지 않다"며 장 대표의 방미를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정치권에서는 의원 외교가 국가 이익보다 개인의 정치적 스펙 쌓기로 변질되는 현상을 우려하고 있으며, 의원 외교가 보다 투명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당대표로서의 책임과 대권주자로서의 야심이 충돌하는 가운데, 국익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초심이 훼손되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