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급등에 보험 해약 속출…손실 감수하고 주식투자 나선다
코스피 급등에 따라 보험을 해약하고 주식에 투자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올해 1분기 3대 생명보험사의 해약환급금이 전년 동기 대비 16.3% 증가했으며, 해약환급금을 담보로 대출받는 보험계약대출도 급증하고 있다. 금융 당국은 이자 미납으로 인한 보험 해지와 재가입 불가 등의 위험을 우려하고 있다.

주식시장의 호황이 보험 해약까지 몰아가고 있다. 코스피가 연일 급등하며 7000선을 넘긴 가운데,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보험을 해약한 뒤 주식에 투자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자산 재배분을 넘어 금융 위험 관리에 대한 경고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실제로 A씨처럼 종신보험 800만원을 납입했으나 해약 시 300만원만 돌려받는 손실을 감수하고도 주식 투자로 나서려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보험업계 통계가 이러한 현상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9일 보험업계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규모가 큰 3대 생명보험사의 해약환급금은 4조898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조2103억원 대비 16.3% 증가했다. 해약환급금은 보험 가입 후 중간에 환급할 때 돌려받는 금액으로, 사업비와 부대비용을 제외하기 때문에 낸 보험료보다 훨씬 적은 금액이 반환된다. 이러한 구조적 손실에도 불구하고 해약이 급증한 것은 주식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손실 공포를 압도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금융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이 최근의 강한 코스피 랠리와 대출 규제로 인한 자금 부족이 맞물린 결과라고 분석하고 있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보험 해약 환급금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보험계약대출'의 급증이다. 보험계약대출은 보험료가 아닌 해약 때 받는 해약환급금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상품으로, 대출 가능 범위는 해약환급금의 50%에서 최대 90%에 달한다. 실제로는 70~90% 범위에서 대부분의 대출이 실행되고 있다. 예를 들어 해약환급금이 3000만원이라면 2100만원에서 2400만원 사이의 금액을 대출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러한 상품은 절차가 간단하고 실행 속도가 빨라 인기를 끌고 있으나, 동시에 차입금을 주식 투자에 사용하는 이른바 '빚투'의 온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 3월 한 달 동안만 보험계약대출 한도가 약 5000억원 가량 증가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어, 당국도 주요 손해·생명보험사에 대출 한도 관리를 당부한 상태다.
금융 당국이 우려하는 핵심 리스크는 이자 미납으로 인한 연쇄 손실이다. 보험계약대출에서 이자를 납부하지 못하면 대출원리금이 해약환급금을 초과할 수 있으며, 이 경우 보험 계약이 자동으로 해지될 수 있다. 보험이 한번 해지되면 상황이 더욱 악화된다. 보험은 해약 후 보장 내용이 변경되거나 가입자의 직업이나 건강 상태가 변하면 동일한 조건으로 재가입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고령층이나 기저질환자의 경우 해지 후 재가입이 사실상 불가능할 수 있어 장기적 생활 보장이 완전히 무너질 수 있다. 이는 단기적 투자 수익을 노리다가 평생의 보험 보장을 잃는 심각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들은 신중한 의사결정을 촉구하고 있다. 한 보험사 임원은 "보험은 중간에 해약하면 부대비용 등을 제외하고 돌려받는 금액이 적다 보니 해약은 신중해야 한다"며 "계약대출은 돌려받을 금액을 담보로 대출받는 만큼 실행이 빠르지만 해지 등 유의사항을 사전에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주식시장의 상승장이 영구적이지 않으며, 보험은 단순한 투자 상품이 아닌 생활 보장의 기초라는 점을 상기시키고 있다. 특히 주식 투자로 손실을 입을 경우 보험이 없는 상태에서 의료비나 생활비 부담이 급증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코스피의 호황이 계속되더라도 기본적인 생활 보장을 포기하는 것은 장기적 재정 안정성을 크게 훼손할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일관된 입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