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뉴스나우
정치

공연장 대관 취소 판결…구미시 1억2천500만원 배상 명령

서울중앙지법이 공연장 대관 취소로 손해를 입은 가수 이승환씨와 소속사, 예매자에 대해 구미시가 1억2천5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표현의 자유와 공연의 자유를 둘러싼 행정 권력의 한계를 명확히 한 판결로, 이승환씨 측은 시장 개인의 책임 인정을 받기 위해 항소할 계획이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이 공연장 대관을 부당하게 취소한 구미시에 대해 1억2천500만원의 배상을 명령했다. 이는 표현의 자유와 공연의 자유를 둘러싼 행정 권력의 한계를 명확히 한 판결로 평가되고 있다. 법원은 8일 가수 이승환씨와 소속사 드림팩토리, 예매자들이 구미시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법원이 인정한 배상 규모는 이승환씨에게 3천500만원, 소속사에 7천500만원, 예매자 100명에게 각각 15만원씩이다. 원고 측이 처음 청구한 금액은 총 2억5천만원으로 이승환씨 1억원, 소속사 1억원, 예매자 100명 각 50만원이었다. 법원은 원고 청구액의 약 50% 수준을 인정하면서도 특히 이승환씨에 대한 정신적 위자료를 상당히 높게 책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구미시와 김장호 구미시장을 공동 피고로 소를 제기했으나, 재판부는 구미시의 배상 책임만 인정하고 시장 개인의 책임은 인정하지 않았다.

사건의 발단은 2024년 12월 23일 이승환씨의 데뷔 35주년 기념 콘서트 '헤븐'이 예정된 이틀 전이었다. 구미시는 갑자기 구미시문화예술회관의 대관을 취소했으며, 취소 사유로 시민과 관객의 안전을 내세웠다. 그러나 실제로는 구미시장이 이승환씨 측에 정치적 언행을 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서약서 제출을 요구했고, 이를 거부하자 공연장 사용을 허가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특정 공연자의 정치적 입장을 제약하려는 시도로 해석되면서 표현의 자유 침해 논란을 야기했다.

이승환씨 측은 서약서 제출 요구와 일방적인 공연장 대관 취소가 불법 행위라고 주장하며 지난해 1월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동시에 서약서 서명 행위가 헌법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도 청구했으나, 헌재는 지난해 3월 청구가 부적법하다는 이유로 각하했다. 이번 민사 소송 판결은 행정부의 자의적 권력 행사를 제약하는 사법부의 판단을 보여주는 사례가 되었다.

이승환씨 측 변호인은 판결 후 입장에서 "표현의 자유, 공연의 자유에 중요한 기준점을 세운 판결"이라고 평가했으며, "이씨에 대한 정신적 위자료 청구가 객관적 수치를 매기기 쉽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꽤 높게 인정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또한 김장호 구미시장 개인의 책임 인정을 받기 위해 항소할 예정임을 밝혔다. 이승환씨도 입장문을 통해 "못내 아쉬운 판결"이라며 "항소해 끝까지 정의를 묻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결코 침범해서는 안 되는 음악인의 양심과 예술의 자유를 지키겠다"고 강조해 논쟁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