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반도체·애니메이션 호조에도 EV 사업 손실로 2년 만에 감익
소니그룹이 2026년 3월 결산에서 전년 대비 3.4% 감소한 1조 308억 엔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혼다와의 EV 사업 백지화로 449억 엔 손실을 기록했으나, 반도체와 애니메이션 사업이 호조를 보였고 TSMC와 AI 칩 개발 제휴를 추진한다.

소니그룹이 8일 발표한 2026년 3월 결산에서 순이익이 전년 대비 3.4% 감소한 1조 308억 엔을 기록했다. 1조 엔대는 유지했으나 2년 만에 감익으로 돌아섰다. 이는 혼다와 공동으로 추진하던 전기자동차(EV) 사업을 백지화하면서 449억 엔의 손실을 기록한 것이 주요 원인이다. 소니는 2022년부터 혼다와 함께 EV 공동개발에 착수했으나, 혼다의 방침 전환으로 올해 3월 개발을 중단했다. 십시 유우키 소니 사장은 결산 설명회에서 "향후 다양한 의미에서 자동차와의 관계를 지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만 언급하며 향후 계획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매출액 측면에서는 반도체 사업이 주도적 역할을 하며 전년 대비 3.7% 증가한 12조 4796억 엔을 기록했다. 특히 스마트폰 등에 탑재되는 이미지센서 부문이 강세를 보였으며, 이 부문의 매출은 3525억 엔 증가해 2조 1515억 엔에 달했다. 이미지센서는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자동차, 감시 카메라, 의료기기 등 다양한 분야에 사용되며, 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에 따라 수요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소니는 이러한 반도체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업체인 대만의 TSMC(타이완 적체전로 제조)와 새로운 제휴를 발표했다. 양사의 협력은 AI 칩 개발 및 생산 능력 확대에 중점을 두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엔터테인먼트 분야는 소니의 수익 구조에서 가장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게임, 음악, 영화를 포함한 엔터테인먼트 부문의 매출이 전체의 67%를 차지했으며, 이 분야에서의 성장이 전체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특히 인기 애니메이션 '귀멸의 칼날'을 제작하는 자회사 아니플렉스를 중심으로 애니메이션 관련 사업이 확대됐다. 이외에도 음악 배급 서비스가 호조를 보였으며, 스누피로 유명한 미국 만화 '피너츠'의 지적재산권을 관리하는 미국 기업의 지분을 늘려 연결 자회사로 편입한 것도 이익에 기여했다. 소니는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다양한 콘텐츠 자산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소니의 결산은 글로벌 전자업계의 현재 상황을 잘 보여주고 있다. 반도체와 같은 첨단 기술 산업에서는 AI 수요 증가로 인한 호조가 계속되는 반면, 자동차 산업으로의 진출은 예상과 달리 어려움을 겪고 있다. EV 시장의 경쟁 심화와 개발 비용 증가, 기술적 난제 등이 소니와 혼다 같은 대형 기업들도 사업 재검토를 강요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단순히 소니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자·자동차 산업 전반의 구조 변화를 반영하고 있다.
향후 소니의 경영 방향은 AI 기술과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TSMC와의 제휴를 통해 반도체 경쟁력을 강화하고, 애니메이션, 음악, 영화 등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자산을 활용한 글로벌 전개를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EV 사업 백지화로 인한 손실은 단기적으로는 실적 부담이 되겠지만, 경영 자원을 핵심 사업에 집중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소니가 반도체와 엔터테인먼트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어떻게 재도약을 이루어낼지가 향후 주목할 포인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