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7500 돌파…금융사들 줄줄이 목표치 9000대로 상향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연이어 경신하면서 골드만삭스, NH투자증권 등 주요 금융사들이 목표치를 9000대까지 상향조정했다. 반도체 수익성 지속과 저평가된 밸류에이션을 근거로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평가하는 가운데, 개인과 기관의 강한 순매수가 외국인 매도세를 상쇄하고 있다.

국내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연이어 경신하면서 국내외 주요 금융사들이 코스피 목표치를 9000 근처까지 대폭 상향조정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대규모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개인과 기관의 강한 순매수가 지수 상승을 견인하면서 시장 낙관론이 확산되고 있는 모습이다. 골드만삭스와 NH투자증권이 코스피 목표치를 9000으로 제시한 데 이어, 대신증권은 8800, 시티그룹은 8500까지 바라보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지난 6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한국 주식 시장을 아시아에서 '가장 선호하는 시장'으로 평가하며 코스피 목표치를 9000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지난달 18일 목표치를 7000에서 8000으로 올려잡은 지 불과 20일 만의 재상향이다. 골드만삭스는 한국 증시가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랠리 중 하나를 기록한 이후에도 여전히 매력적"이라며 "올해 세계에서 가장 놀라운 상승 랠리 중 하나를 보여줬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이 회사는 한국 시장에 대해 투자의견을 '비중 확대'로 유지하며 아시아에서 "가장 확신하는 투자처"라고 전했다.
골드만삭스가 한국 시장에 긍정적인 전망을 제시한 배경에는 반도체 업계의 수익성이 있다. 회사는 "반도체 메모리 업종의 높은 이익이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을 고려하면 시장은 실적 지속 가능성을 과소평가하고 있다"며 "최근 급등 이후에도 상대적으로 낮은 밸류에이션에서 거래되고 있어 여전히 매력적"이라고 봤다. 특히 "연산 집약적인 인공지능 에이전트의 확산과 장기 공급 계약 확대가 메모리 업체들의 더 오래 지속되는 고수익성을 뒷받침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AI 수요 증가에 따른 메모리칩 공급 부족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감을 반영한 것이다.
국내 금융사들도 적극적으로 목표치를 상향조정했다. 대신증권은 코스피 올해 목표치를 2개월 전 제시한 7500에서 8800으로 상향 조정했으며, 그 근거로 "2월 말 이후 이달 6일까지 코스피 순이익 전망치가 48%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뿐만 아니라 "지정학적 리스크 여파로 화학, 에너지, 2차전지 등 실적전망도 큰 폭으로 상향조정됐다"고 밝혔다. 대신증권은 "코스피 7500선 돌파 시도에도 선행 주가수익비율은 7.66배 수준에 불과하다"며 "밸류에이션 정상화만으로도 지수 레벨업이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NH투자증권도 코스피 12개월 선행 목표치를 기존 7300에서 9000으로 높였으며, 자기자본비율 상승 대비 높은 주당순이익 증가율과 안정적인 핵심 물가, 외국인 통합계좌 활성화에 따른 원·달러 환율 안정을 근거로 들었다.
실제 시장에서는 외국인 매도세에도 불구하고 개인과 기관의 강한 수요가 지수를 끌어올리고 있다. 코스피는 8일 외국인의 연이은 매도세에도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으며, 전장보다 7.95포인트 오른 7498.00에 장을 마치며 4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이는 지난 6일 사상 처음 7000 고지를 밟은 데 이어 7일에는 장중 한때 역대 처음 7500선을 넘은 것에 이은 것이다. 8일 개인과 기관은 유가증권시장에서 각각 3조9745억원, 1조5482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으며, 최근 이틀간 개인의 순매수액만 9조9680억원에 달했다. 반면 외국인은 5조6049억원을 순매도했으며, 전날인 7일 7조1693억원을 순매도한 데 이어 이틀간 순매도액은 12조3220억원에 달했다.
다만 금융사들은 하반기 리스크 요인도 지적하고 있다. 대신증권은 "올해 하반기부터는 고유가와 물가상승에 따른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스탠스 변화 여부를 체크해야 한다"고 조언했으며, "선행 EPS 상승국면에서는 코스피 상승추세가 지속될 전망이며, 선행 EPS가 꺾이기 전까지는 코스피 상단을 열어놓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는 현재의 낙관적 전망이 기업 실적 개선이라는 펀더멘탈에 기반하고 있으며, 글로벌 경제 여건 변화에 따라 변동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