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법원, 트럼프 글로벌 10% 관세 '위법' 판결…법적 공방 예상
미 연방국제통상법원이 트럼프 행정부의 글로벌 10% 관세를 위법이라고 판결했다. 법원은 행정부가 국제수지와 무역적자를 혼동해 무역법 122조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판단했으며, 미국 무역대표부는 다른 법적 근거로 새로운 관세 정책을 추진 중이다.

미국 연방국제통상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한 글로벌 10% 관세를 위법이라고 판결했다. 3명의 판사로 구성된 재판부는 7일 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법 122조에 기반해 전 세계 모든 무역 상대국에 새로 부과한 10% 글로벌 관세가 법률에 위반돼 무효라며 2대 1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공격적인 관세 정책에 대한 사법부의 제동을 의미하는 것으로, 향후 미국의 통상 정책 방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판결이다.
법원은 판결과 함께 10% 글로벌 관세에 대해 소송을 제기한 수입업체들에 이미 납부한 관세를 이자와 함께 환급하라고 트럼프 행정부에 명령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 관세를 부과한 근거가 된 무역법 122조는 미국 대통령에게 최대 150일간 관세 부과 권한을 부여하는 조항으로, 심각한 국제수지 적자를 해소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하지만 재판부 다수 판사는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부과 명령을 내리면서 국제수지와 무역적자를 혼동해 무역법 122조의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국제수지는 국내 거주자와 대외 간의 상품 거래뿐만 아니라 서비스, 소득, 이전, 금융 등 모든 형태의 경제적 거래를 측정하는 지표인 반면, 무역 적자는 이 중에서 대체로 상품 거래에만 한정된 개념이기 때문이다.
이번 판결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는 항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행정부와 사법부 간의 통상 권한을 둘러싼 법적 공방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법원 결정이 현실의 관세 협상이나 미 행정부 관세 정책 기조에 미치는 즉각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역법 122조에 따른 관세가 7월 24일 자동으로 만료되기 때문이다. 이는 이 관세가 새로운 관세 정책을 마련할 때까지 필요한 임시방편이었음을 시사한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 차례 새로운 관세 체계가 조만간 마련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이미 10% 글로벌 관세를 대체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USTR은 한국을 포함한 16개 경제주체를 상대로 구조적 과잉생산 문제와 관련해 추가 관세 부과를 추진하기 위한 사전 절차인 무역법 301조 조사를 개시한 상태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법원의 판결과 무관하게 다른 법적 근거를 통해 관세 정책을 지속할 의도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번 판결은 미국 내 통상 정책의 법적 한계를 둘러싼 중요한 선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의 광범위한 관세 부과 권한과 법적 절차 준수 사이의 균형에 대한 사법부의 판단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한편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무역 국가들은 미국의 새로운 관세 정책 방향과 법적 분쟁 결과를 주시하고 있다. 무역법 301조 조사 대상에 한국이 포함된 만큼, 향후 미국의 통상 정책 변화는 한국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