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해협 긴장 고조 속 한국 해운업계 '선원 이탈' 우려 확산
호르무즈해협에서 발생한 HMM 나무호 화재 사고 이후 현지 한국 선원 160명의 불안감이 고조되면서 대규모 선원 이탈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정부는 귀국을 희망하는 선원들의 지원에 나섰으며, 일부 선박은 안전을 위해 홍해를 통한 우회 운항을 감행하고 있다.

호르무즈해협에서 발생한 한국 선사 HMM의 벌크선 나무호 화재 사고 이후 국내 해운업계가 심각한 위기 상황에 직면했다. 현지에 머물고 있는 선원들의 불안감이 급증하면서 대규모 선원 이탈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선박 화재까지 발생하면서 분쟁 해역을 오가는 선원들의 심리적 부담이 극도에 달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호르무즈해협에는 한국 선박 26척이 운항 중이며, 약 160명의 한국 선원들이 승선해 있다. 이는 초기 180명 이상에서 일부 선원들이 하선하면서 감소한 규모다. 정부는 선원들의 불안감을 감안해 귀국을 희망하는 선원에 대해 항공편 마련과 선편 확보 등 적극적인 지원에 나섰다. 해양수산부와 외교부는 HMM 나무호와 호르무즈해협 내 다른 한국 선박의 선원들이 하선을 요청할 경우에 대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정부 차원의 이같은 조치는 선원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되, 동시에 대규모 선원 이탈로 인한 해운업계의 혼란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해운업계 내에서는 선원 이탈이 현실화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인력 운영상 어려움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 선원법 제38조에 따르면 선원이 해외 항구에서 하선할 경우 선사는 비용과 책임을 지고 선원을 귀국시켜야 한다. 그러나 문제는 이탈한 선원을 대체할 인력을 빠르게 확보하기가 극히 어렵다는 점이다. 한 해운업계 관계자는 정부 지침이나 안전 조치 없이는 회사가 자체적으로 인력을 투입하거나 이동시키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HMM 관계자도 교대 인력이 필요할 경우 기존 인력의 승선 가능 여부를 확인해야 하며, 배 수리 기간과 일정을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중동 지역의 긴장이 장기화할 경우 국내 해운업계 전반에 심각한 인력 운영 부담이 초래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HMM은 현재 화재로 피해를 입은 나무호의 인양을 위한 예인선 확보를 완료하고 이동 준비에 돌입했다. 나무호는 현재 두바이에서 약 300해리 떨어진 해상에 표류 중이다. HMM 관계자는 예인선의 이동 시간과 실제 예인 작업 시간을 고려하면 나무호가 두바이에 도착하기까지 최소 하루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나무호는 이르면 7일 새벽쯤 두바이항에 입항할 것으로 보인다. 도착 후에는 화재 원인에 대한 정확한 조사와 함께 선박 전반에 대한 정밀 점검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사고의 정확한 원인 규명은 향후 중동 해역 운항 선박들의 안전 강화 방안 수립에 중요한 기초 자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호르무즈해협의 지속된 긴장으로 인해 일부 한국 선박들은 더 긴 항로이지만 상대적으로 안전한 홍해를 통한 우회 운항을 선택하고 있다. 해양수산부 통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한국의 원유 운송선이 홍해를 통해 안전하게 통과한 사례는 총 3건에 달한다. 가장 최근 사례는 지난 6일 오전 9시를 기준으로 한국 선박 1척이 홍해를 무사히 통과한 것으로 기록됐다. 이 선박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얀부항에서 원유를 적재한 후 국내로 향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우회 운항의 증가는 호르무즈해협의 군사적 긴장이 실제로 해운 산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다만 홍해 우회 운항은 운항 거리 증가에 따른 연료비 상승과 운항 시간 연장이라는 경제적 부담을 야기하고 있어, 중동 지역 긴장의 장기화는 국내 해운업계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