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평화협상 기대감에 유가는 급락, 글로벌 증시는 급등
미국과 이란의 평화협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103.54달러로 5.8% 급락했고, 전 세계 증시는 동시에 상승했다. 서울 코스피는 6.5%, 파리 증시는 3% 각각 올랐으며, 호르무즈 해협의 재개통으로 인한 석유 공급 정상화와 인플레이션 완화를 기대하는 투자자들의 낙관론이 작용했다.

미국과 이란의 평화협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국제 유가가 급락하고 전 세계 주식시장이 동시에 급등했다. 국제 유가의 지표가 되는 브렌트유는 수요일 배럴당 103.54달러로 5.8% 하락했으며, 일주일 전 115달러 이상이던 가격에서 크게 내려앉았다. 유가 급락의 배경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란이 협상안을 수락할 경우 호르무즈 해협이 "모두에게 개방될 수 있다"고 밝힌 발언이 있다. 이는 전 세계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호르무즈 해협의 재개통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석유 공급 정상화를 통한 인플레이션 완화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에서 석유를 수출하는 유일한 통로로, 이란과의 전쟁으로 인한 해협 봉쇄가 전 지구적 경제에 상당한 압박을 가해왔다. 유조선들이 해협을 통과하지 못하면서 전 세계 석유 공급이 제한되고, 이는 각종 상품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인플레이션을 심화시키는 악순환을 만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나온 후 유가는 한때 배럴당 97달러까지 떨어졌으나, 트럼프가 이란이 협상을 거부할 경우 "훨씬 더 높은 수준과 강도로" 폭격을 시작하겠다고 위협하면서 다시 100달러 이상으로 반등했다. 이처럼 유가는 협상 진전 여부에 따라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는 상황이다.
월스트리트와 국제 주식시장들은 평화협상 기대감에 크게 상승했다. 미국의 S&P 500 지수는 0.9% 올랐으며 신고가 경신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다우지수는 498포인트(1%) 상승했고, 나스닥 지수는 1.1% 올랐다. 해외 증시의 상승률은 더욱 가파랐다. 서울 코스피는 6.5% 급등했으며, 홍콩 항셍지수는 1.2%, 런던 FTSE 100은 2.2%, 파리 CAC 40은 3% 각각 상승했다. 특히 아시아 증시의 상승률이 두드러진 것은 중국의 외교 활동과도 연관이 있다. 중국 외교부장이 이란 외교부장과의 회담 후 포괄적 휴전을 촉구함으로써 이란과 긴밀한 경제·정치적 관계를 바탕으로 평화 협상에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다만 시장의 낙관론이 과할 수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지난 몇 개월간 월스트리트에서는 이란과의 전쟁 종료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여러 차례 솟았다가 급격히 꺾여왔다. 이번 협상도 언제든 결렬될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한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 통항로를 강제로 개방하려는 노력을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지만, 이것이 평화협상으로 이어질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이란 측에서도 미국의 제안을 "미국의 바람 목록"이라고 표현하며 회의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유가와 증시의 현재 흐름이 얼마나 지속될지는 협상의 실제 진전 여부에 달려 있다.
한편 미국 대형 기업들의 강한 실적이 증시 상승을 뒷받침하고 있다. 2026년 초 주요 기업들의 수익이 시장 예상을 크게 웃돌면서 전쟁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증시가 상대적으로 견고함을 유지하고 있다. 반도체 기업 AMD는 시장 예상을 뛰어넘은 실적을 바탕으로 15.8% 급등하며 시장을 주도했다. 기업 실적의 견조함과 평화협상 기대감이 맞물리면서 글로벌 증시가 동반 상승하는 구도가 형성된 것이다. 다만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될 경우 실물 경제에 미칠 영향이 얼마나 클지는 여전히 변수로 남아 있다. 유가 급락으로 인한 에너지 관련 산업의 수익성 악화와 에너지 공급 정상화에 따른 인플레이션 완화 사이에서 시장이 어느 쪽으로 기울 것인지 지켜봐야 할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