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성과급 분쟁, 해외 빅테크 투명한 배분 시스템 주목
삼성전자 노조의 영업이익 15% 성과급 요구로 노사 분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메타·알파벳·엔비디아 등 해외 빅테크 기업들은 개인 성과와 회사 성과를 합산한 투명한 성과급 체계를 운영 중이다. 전문가들은 노사 합의에 기반한 명확한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배분하는 '이익공유형 성과급제'를 요구하며 총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해외 주요 테크 기업들의 성과급 지급 방식이 새로운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메타, 알파벳, 엔비디아, 아마존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회사의 영업이익과 개인의 성과를 합산하여 성과급을 결정하는 투명한 체계를 운영 중이다. 이번 노사 분쟁을 계기로 기업의 '일방통보'식 성과급 산정 관행을 개선하고, 노사 간 합의에 기반한 명확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전문가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해외 주요 테크 기업들의 성과급 체계를 살펴보면, 삼성전자 노조가 요구하는 방식과는 다른 접근을 취하고 있다. 미국의 메타는 기본급에 직급별 성과, 개인 성과, 회사 성과계수를 곱하는 방식으로 성과급을 결정하며, 회사 이사회가 목표 달성 정도 등을 고려하여 구체적인 계수를 정한다. 구글도 개인과 소속 팀, 회사 전체 성과를 성과급 산정에 반영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이는 영업이익의 일정 부분을 고정으로 성과급에 반영하는 삼성전자 노조의 요구와 달리, 개인 성과에 따른 차등성을 더욱 강조하는 구조다. 반면 삼성전자와 자주 비교되는 대만의 파운드리 업체 TSMC는 '연간 이익의 1% 이상'을 의무적으로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이는 최소 기준일 뿐 실제 성과급은 분기 성과급과 이익공유 보상금 등을 합산하여 결정된다.
성과급을 주식으로 지급하는 방식도 해외 기업들의 특징이다. 해외 주요 테크 기업들은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형태로 성과급을 지급하는 경우가 많으며, 이는 일정 기간 이상 근무하면 주식을 받는 계약 형태다. 메타, 알파벳, 엔비디아는 모두 성과급 용도로 RSU를 지급하고 있으며, 아마존은 RSU를 사실상 유일한 성과급 지급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러한 방식의 장점은 주식이 회사 실적과 연동되어 가치가 결정되므로 직원들의 인센티브 유인이 크다는 점이다. 또한 한 번에 모든 급여를 지급하지 않고 일정 기간에 나누어 지급함으로써 직원 이탈을 방지하고 기업의 현금 유출 부담을 분산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이러한 구조는 개인 이익만 챙기려는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는 데도 효과적이다.
영업이익 대비 성과급 비중을 비교해보면 기업 특성에 따라 상당한 편차가 있다. TSMC는 최근 3년간 영업이익의 10.6~10.9% 수준의 성과급을 현금으로 지급해왔으며, 이는 SK하이닉스 노사 합의안인 10%와 유사하고 삼성전자 노조 요구안인 15%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경우 정확한 성과급 액수를 공개하지 않지만 주식 보상 액수로 대략 추정하면, 애플은 영업이익 대비 주식 보상 비중이 9.5~9.7% 수준이다. 엔비디아는 3년 전 10.8%에서 영업이익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지난해 4.9% 수준으로 하락했다. 구글(19.3%)과 메타(24.5%)는 영업이익 대비 성과급 비중이 높은 편이지만, 이들은 인건비 비중이 높은 IT 플랫폼 회사라는 점에서 제조업 기반인 삼성전자와 단순 비교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이러한 주식 보상은 영업이익을 기준으로만 지급되는 것이 아니며, 일부 입사 보너스 등 성과급 외 지급도 포함되어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분쟁을 성과급 체계를 개선하고 대기업 이익 배분 방식을 재검토할 수 있는 기회로 평가하고 있다. 중앙대 사회학과 이병훈 명예교수는 "노조 측이 말하는 이익공유형 성과급제는 개개인의 성과보다는 산업 업황 등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며 "노사가 합의해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성과급 기준점으로 삼는 것이 더 발전된 형태"라고 지적했다. 또한 "이번 일은 성과급 체계를 정해 갈등을 줄이고, 대기업 이익을 어떻게 분배할지 고민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 노조 측은 그간 본사가 구체적인 성과급 배분율을 공개하지 않아 왔다며 투명한 성과급 체계 구축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