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나무호 기관실 진입 지연…이산화탄소 질식 위험
호르무즈 해협에서 폭발·화재 사고가 발생한 HMM 나무호의 기관실 진입이 이산화탄소 질식 위험으로 인해 지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산화탄소에 의한 2차 피해 위험을 경고하며, 정부는 두바이항 도착 후 화재조사 전문가를 파견해 사고 원인을 조사할 계획이다.

호르무즈 해협에서 발생한 한국 선사 HMM 운용 선박의 폭발·화재 사고가 발생한 지 이틀째인 5일,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한 기관실 진입이 지연되고 있다. 지난 4일 오후 8시 40분쯤 벌크선 나무호의 기관실에서 폭발과 함께 화재가 발생했고, 선원들이 이산화탄소를 방출해 약 4시간 만에 불을 진압했다. 그러나 화재 진압 후 24시간 이상이 지난 현재까지도 선원들은 기관실 내부를 직접 확인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선박 곳곳에 설치된 CCTV를 통해 화재가 진압된 것은 확인했지만, 정확한 사고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기관실의 육안 확인이 필수적이다.
기관실 진입이 지연되는 이유는 안전상의 문제에 있다. HMM 관계자는 "이산화탄소를 많이 방출했기 때문에 안전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선박 화재 진압에 사용되는 이산화탄소 소화설비는 물 사용이 곤란한 밀폐 공간에서 효과적이지만, 동시에 심각한 질식 위험을 초래한다. 이산화탄소 농도가 34% 이상으로 상승하면 산소 농도는 14% 이하로 급락하게 되는데, 이는 인체에 질식이나 중독으로 인한 사망을 초래할 수 있다.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이산화탄소 소방설비로 인한 사망사고는 연평균 1건 수준으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위험이다.
전문가들은 기관실 진입 시 이산화탄소에 의한 2차 피해 위험을 강조하고 있다.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공하성 교수는 "이산화탄소 소화 설비는 질식 우려가 있어 밀폐된 장소에서 위험성이 크다"며 "이산화탄소가 외부로 빠져나가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일대 소방방재학부 이영주 교수도 "이산화탄소에 의한 2차 피해 위험이 있다"면서 "화재 전문가가 없다면 현 상태로 유지하는 것이 화재 조사에도 더 나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몇 년 전 반도체 공장에서 이산화탄소가 누출되어 사망사고가 발생한 사례도 있어, 전문가들의 우려는 타당한 상황이다.
정부는 나무호가 두바이항에 입항할 때까지 기관실을 봉인 상태로 유지할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정부는 선박이 두바이항에 도착한 후 화재조사 전문가를 파견하여 사고 원인을 조사할 계획이다. 이러한 결정은 단순히 안전상의 이유만이 아니라, 정확한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한 현장 보존의 필요성도 반영하고 있다. 기관실의 화재 흔적, 폭발 흔적, 손상 상태 등이 조사 전문가의 분석에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선원들의 안전과 정확한 조사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해 기관실 진입이 미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번 사건은 해상 선박의 안전 관리와 화재 대응 절차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부각시키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미국과 이란의 충돌 지역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 지역에서의 선박 사고는 국제적 관심을 받고 있다. 한국 선사 HMM은 사고 원인이 규명될 때까지 선원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면서도, 정부의 조사에 적극 협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두바이항 도착 후 화재조사 전문가의 정밀한 조사를 통해 정확한 사고 원인이 밝혀질 것으로 기대되며, 이는 향후 유사 사고 예방을 위한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