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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해협 한국 선박 화재…기관 손상으로 자력운항 불가

호르무즈해협에 정박 중이던 한국 해운사 HMM 소속 선박 나무호에서 기관실 화재가 발생했다. 선원 24명 모두 무사했으나 기관계통이 심각하게 손상돼 자력운항이 불가능하며, 원인 규명과 수리에 수주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긴장이 감도는 호르무즈해협에서 한국 해운사 소속 선박이 화재 사고를 겪었다. 한국시간 4일 오후 8시 40분경, HMM 소속 벌크선 나무호의 기관실에서 폭발음과 함께 화재가 발생했다. 선내 폐쇄회로(CCTV) 영상에 따르면 선원들은 즉시 고정식 소화설비를 가동해 이산화탄소를 방출하며 대응했고, 불길은 약 4시간 만에 완전히 진압됐다. 다행스럽게도 선박에 탑승 중이던 한국인 선원 6명을 포함한 전체 선원 24명 모두 피해를 입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나무호는 현재 심각한 기관계통 손상으로 자력 운항이 불가능한 상태에 놓여 있다. 선체 파공이나 침수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화재 진압 과정에서 대량의 이산화탄소가 기관실에 방출되면서 피해 규모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양수산부는 현재 예인선을 수배 중이며, 선박을 아랍에미리트 인근 두바이항으로 끌고 간 뒤 도크에 올려 파손 부분을 확인할 계획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인근 조선소 도크에 선박을 올린 뒤 파손 부분을 확인하고 사고 원인을 규명할 계획"이라며 "상황을 봐서 현지에서 수리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고의 원인 규명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HMM 측은 "현지 선원들도 정확한 폭발 원인은 확인하지 못했다"며 "외부 공격에 따른 폭발인지 선박 내부 문제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기관실은 이산화탄소로 가득 차 있어 사람이 진입할 수 없는 상태로, 선원들은 CCTV 화면으로만 상황을 파악하며 대응했다. 화재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서는 선박을 도크에 올린 후 정밀한 조사가 필요하기 때문에 전체 상황 정리에는 수주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고의 발생 시점과 상황이 더욱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호르무즈해협에는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고조된 가운데, 나무호는 이미 2개월 이상 해협 내에 갇혀 있던 상황이었다. 공교롭게도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미군의 호위 아래 호르무즈해협에 발이 묶인 민간 선박들을 탈출시키는 '해방 프로젝트' 작전을 시행한 첫날 이 사고가 발생했다. 정부와 HMM은 이란의 피격 첩보에 대해 사실 관계를 확인 중이며, 선원들의 불안감이 상당한 상태다. 현재 호르무즈해협 안쪽에는 HMM 선박 5척을 포함해 한국 관련 선박 26척이 있으며, 승선 중인 한국인 선원은 123명에 달한다.

전국해상선원노동조합연맹은 선원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확보해 달라고 촉구했다. 선원노련은 성명을 통해 "두 달 넘게 긴장 속에서 항해를 이어온 선원들은 침착하게 대응했지만, 언제 또다시 유사한 상황이 발생할지 모르는 현실 속에서 불안을 견디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재외국민 보호 체계를 총동원해 선원의 안전 확보와 신속한 상황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사고 원인 조사와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책임 있게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HMM은 하선을 희망하는 선원들의 의사를 우선적으로 수용할 방침을 밝혔으며, 나머지 한국 선박들은 안전한 것으로 파악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