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북갑 보궐선거 3자 대결 확정…보수 진영 단일화 논쟁 격화
국민의힘이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을 부산북갑 보궐선거 후보로 공천하면서 민주당 하정우 후보, 무소속 한동훈 후보와의 3자 대결 구도가 확정됐다. 여론조사에서 보수 진영 두 후보의 합산 지지율이 민주당 후보를 능가하지만, 박 후보와 한 후보 모두 단일화 가능성을 명확히 거부하면서 보수 진영 내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국민의힘이 6월 3일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로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을 공천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의 하정우 후보, 무소속 한동훈 후보와의 3자 구도가 완성됐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지난 3일과 4일 당원 투표 50%와 일반 국민 여론조사 50%를 반영한 경선 결과를 바탕으로 박민식 후보를 최종 공천자로 결정했다고 5일 밝혔다. 박민식 후보는 부산 북·강서갑에서 재선을 기록한 정치인으로, 윤석열 정부의 초대 국가보훈부 장관을 역임했다. 공천 확정 직후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박 후보는 "북갑은 부산 낙동강 벨트의 심장부"라며 "북구갑의 승리는 보수 부활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부산 북갑 선거구의 판세는 3파전 양상을 띠고 있다. 부산문화방송(MBC) 의뢰로 한길리서치가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하정우 후보가 34.3%, 한동훈 후보 33.5%, 박민식 후보 21.5%를 기록했다. 앞서 한국리서치가 한국방송(KBS) 의뢰로 지난달 27일과 28일 실시한 전화면접 조사에서는 하정우 후보 30%, 박민식 후보 25%, 한동훈 후보 24%로 나타났다. 두 조사 모두 민주당 후보가 앞서가는 가운데 보수 진영의 두 후보 지지율을 합산하면 민주당 후보를 능가하는 수치를 기록하고 있어, 보수 진영 내 단일화 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국민의힘 내에서도 단일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부산 사상구 지역구인 김대식 의원은 5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북갑 선거구가 길을 건너면 제 지역구인데, 단일화로 가지 않으면 굉장히 선거가 어려울 것"이라며 "보수가 어려울 것이므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단일화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박민식 후보와 한동훈 후보는 모두 단일화 가능성을 명확히 거부했다. 박 후보는 기자간담회에서 "단일화 가능성은 제로"라며 "한 전 대표의 측근들이 단일화, 무공천, 연대론을 이야기하는데 단일화 희망회로를 돌리지 말라"고 직설적으로 말했다. 한동훈 후보 쪽도 단일화 가능성을 일축했다. 한 후보의 측근인 신지호 전 의원은 KBS 라디오에서 "박민식이건 이영풍이건 둘 다 윤석열 정부와의 연속선상에 있는데, 윤 어게인과의 연합은 정치적 명분이 없다"고 비판했다.
보수 진영 내 갈등도 심화되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5일 "한동훈 전 대표는 당이 원칙을 갖고 제명했던 사람"이라며 "제명을 했던 인사에 대한 연대와 다른 당과의 연대는 분명히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친한동훈계인 한지아 의원이 당에서 제명된 한동훈 후보를 지원하는 것을 둘러싸고 당내 갈등도 확산되고 있다. 장 대표는 "당 공천을 받아 우리 당 의원이 됐다면 그 역할과 책임이 있다"며 한지아 의원을 향해 "정확하게 사실관계를 밝히고 이후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한지아 의원은 "정당을 초월한 보수 통합의 방식으로 이번 6월 3일 선거를 접근해야 한다"며 "부당한 징계를 통해 건강한 목소리의 묵살을 멈추고 보수진영이 바로 설 수 있도록 함께해달라"고 반박했다.
일부 정치권 인사들은 단일화 시너지 효과가 미미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영남의 한 국민의힘 의원은 "두 후보의 색깔이 너무 다르기 때문에 단일화를 힘겹게 해도 시너지가 날지 의문"이라며 "한동훈 후보로 단일화되면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배신자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투표장에 나올지 우려되고,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이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 진영도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최근 하정우 후보의 '손 털기'와 '오빠' 발언 등 악재가 불거지면서 당내에서는 분위기를 바꿀 다른 동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부산 북갑 보궐은 애초 어려운 선거였고 신고식이 혹독했다"며 "투표일까지 국면은 몇 차례 바뀔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번 보궐선거는 보수 진영의 내분과 단일화 논쟁이 선거 판도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