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해협서 한국 선박 폭발, 정부 피격 가능성 조사 착수
호르무즈해협에 정박 중이던 한국 상선에서 폭발이 발생했고, 정부는 피격 가능성을 포함해 원인 조사에 착수했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이란의 공격으로 규정하고 한국의 군사적 참여를 요구했으며, 한국 정부는 한반도 상황을 고려해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호르무즈해협에 정박 중이던 한국 상선에서 원인 미상의 폭발 사건이 발생하면서 정부가 본격적인 조사에 나섰다. 사건 직후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이란의 피격으로 규정하고 한국의 군사적 참여를 공개적으로 요구하면서 상황이 복잡해지고 있다. 정부는 현재까지 피격 여부를 확인하지 못했지만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정밀한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지난 4일 오후 8시40분(한국시간)경 아랍에미리트 움알쿠와인항 인근 해역에서 사고가 발생했다. 정박 중이던 현대상선(HMM)의 벌크선 나무호 기관실 좌현에서 갑자기 폭발과 함께 화재가 터진 것이다. 당시 선박에는 한국인 6명을 포함한 총 24명의 선원이 승선했으며, 선적을 모두 마치고 빈 상태로 대기 중이었다. 선원들은 약 4시간에 걸쳐 화재 진화 작업을 벌였고, HMM 관계자는 CCTV 영상을 통해 화재가 진압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현재 기관실에 대한 직접 확인 작업이 예정되어 있다.
정부는 이번 폭발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다각적인 조사를 추진하고 있다. 드론이나 무인 수상정에 의한 공격, 소형 보트에서 발사된 견착식 로켓포 공격 등 군사적 피격 가능성을 포함해 여러 시나리오를 검토 중이다. 동시에 기계적 결함으로 인한 자연 발화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부는 선사와 계약한 예인선을 투입해 사고 선박을 인근 항만으로 이동시킨 뒤 접안할 계획이며, 한국선급 지부 인력, 중앙해양안전심판원 조사관, 소방청 감식 전문가 등을 현지에 급파하기로 결정했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예인선 투입과 접안, 조사 인력 파견 등을 고려할 때 원인 분석에는 수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사건 직후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예상치 못한 입장을 제시하면서 상황이 국제 외교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이란이 한국 화물선 등을 공격했다고 주장하며, 이제 한국이 호르무즈해협의 해상 안전을 위한 미국의 '프로젝트 프리덤' 작전에 참여할 때가 됐다고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이는 미국이 호르무즈해협에 묶인 선박의 안전한 통과를 지원하기 위해 추진 중인 국제 해상 안보 작전을 배경으로 한다. 한국 정부의 외교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에 주목하고 있다는 입장을 표명했으며, 한반도 대비 태세와 국내법 절차 등을 감안해 참여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사건 발생 직후 청와대 위기관리센터를 중심으로 신속한 대응 체계를 가동했다. 강훈식 비서실장 주재로 위기관리센터장, 외교정책비서관, 해양수산비서관, 국정상황실장 등이 참석한 긴급 점검회의를 열어 상황 파악과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호르무즈해협은 세계 석유 수송량의 약 20% 이상이 통과하는 전략적 요충지로, 한국을 포함한 많은 국가의 해상 무역로 안보에 직결되어 있다. 따라서 이번 사건의 원인 규명과 향후 안보 대응이 한국 정부의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