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치류 접촉으로 전파되는 한타바이러스, 치료법 없어 증상 완화만 가능
대서양 크루즈선에서 확인된 한타바이러스는 설치류의 분비물을 통해 전파되는 치명적 감염병이다. 현재까지 백신이나 특이적 치료약이 없어 증상 완화만 가능하며, 감염 예방이 최우선 과제다.

대서양 크루즈선에서 사망자가 발생한 한타바이러스가 설치류를 통해 전파되는 치명적 감염병으로 드러났다. 네덜란드 크루즈 운영사 오션와이드 익스페디션스는 지난 5월 4일 아르헨티나에서 케이프베르데로 향하던 MV 혼디우스호에서 '심각한 의료 상황'에 직면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각국 보건당국에 따르면 한타바이러스는 감염 시 호흡기 및 심장 질환을 유발할 수 있으며, 출혈열 증상까지 나타날 수 있어 국제적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타바이러스는 설치류, 특히 쥐와 들쥐의 체내에서 장기간 감염된 상태로 존재하는 바이러스다. 각 한타바이러스는 특정 설치류 종과 연관되어 있으며, 감염된 동물은 겉으로는 질병 증상을 보이지 않는다. 다만 인간에게 질병을 일으키는 한타바이러스는 소수 종에 불과하다. 바이러스의 명칭은 1950~1953년 한국전쟁 당시 3,000명 이상의 미군 병사들이 감염되어 심각한 질병을 앓았던 한강 유역에서 비롯되었다. 스위스 연방 보건청(FOPH)은 당시 이 바이러스로 인한 대규모 감염 사건이 역사적 기록으로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한타바이러스의 인간 감염은 주로 감염된 야생 설치류의 오염된 소변, 배설물, 타액과의 접촉을 통해 발생한다. 드물게는 설치류의 물림으로도 감염될 수 있다. 프랑스 국립공중보건청에 따르면 인간 감염은 일반적으로 오염된 먼지와 에어로졸을 흡입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감염 위험을 최소화하는 유일한 방법은 설치류 및 그들의 분비물과 배설물과의 접촉을 완전히 피하는 것이다. 특히 밀폐된 공간이나 환기가 잘되지 않는 장소에서는 감염 위험이 더욱 높아진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한타바이러스에 대한 효과적인 치료법이 존재하지 않다는 점이다. 현재까지 한타바이러스를 퇴치할 수 있는 백신이나 특이적 약물이 개발되지 않았다. 이는 감염자들이 항바이러스 치료 대신 증상 완화에만 의존해야 한다는 의미다. 의료진들은 호흡기 증상, 심장 질환, 출혈 증상 등 각각의 증상을 개별적으로 관리하는 대증 치료만 시행할 수 있다. 따라서 한타바이러스 감염은 조기 진단과 신속한 의료 대응이 매우 중요하며, 무엇보다 감염 예방이 가장 효과적인 대책이다.
남미에서 발견되는 안데스 바이러스는 제한적이지만 인간 간 전파가 기록된 유일한 한타바이러스다. 세계보건기구는 이 경우에도 '밀접하고 장시간의 접촉'이 필요하다고 명시했다. 크루즈선과 같은 밀폐된 공간에서의 집단 감염 위험성이 제기되면서 국제 해운 업계와 보건당국 간 긴급 협력이 요구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대형 운송 수단과 집단 거주 시설에서의 설치류 방제 및 위생 관리 강화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또한 각국 보건당국은 한타바이러스 감염 증례에 대한 국제적 감시 체계 구축과 조기 경보 시스템 개선을 추진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