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 증여 급증…'꼬마 집주인' 만드는 부모들의 절세 전략
올해 1~4월 서울에서 미성년자에게 집합건물을 증여한 사례가 277명으로 전년 동기 136명 대비 약 2배 증가했습니다. 정부의 보유세 강화에 따른 절세 전략으로 분석되며, 특히 강남구·광진구 등 부자 동네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올해 들어 자녀에게 집을 물려주는 부모들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특히 경제적 능력이 없는 미성년자에게 주택을 증여하는 이른바 '꼬마 집주인' 현상이 서울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크게 늘어났습니다. 법원 등기정보광장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서울에서 증여를 원인으로 집합건물(아파트, 오피스텔, 연립주택, 다세대주택 등) 소유권이전등기를 신청한 0~18세 미성년 수증인은 277명으로 집계되었습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36명과 비교할 때 약 두 배 수준으로 급증한 수치입니다. 이러한 현상의 배경에는 정부의 보유세 강화 기조 속에서 다주택자들이 세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매도' 대신 '증여'를 선택하는 절세 전략이 깔려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월별 추이를 살펴보면 증가세는 더욱 뚜렷합니다. 올해 1월에는 51명, 2월에는 50명 수준이던 미성년 수증자 수가 3월 들어 89명으로 크게 뛰었으며, 4월에도 87명을 기록하며 가파른 증가 흐름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부모 세대가 의도적으로 자녀에게 자산을 이전하려는 움직임이 점차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특히 3월과 4월의 높은 수치는 정부의 추가 세제 개편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됩니다. 다주택자들 사이에서는 '보유세를 계속 내며 버티느니, 차라리 증여세를 내고 자녀에게 자산을 이전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이득'이라는 계산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주목할 점은 이러한 증여가 전국에 고르게 분포하지 않고 서울의 특정 지역에 집중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전국 미성년 수증자 277명 중 서울에서만 141명이 집합건물을 증여받아 전국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습니다. 특히 서울 내에서도 소위 '상급지'라고 불리는 부자 동네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자치구별로는 광진구 21명, 용산구 17명, 강남구 16명, 서초구 14명 순으로 증여가 많았으며, 경기도에서는 삼성전자 등 양질의 일자리 인근인 수원시 팔달구가 22명으로 가장 많은 미성년 수증자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경제적 여유가 있는 가구일수록 부동산 증여를 통한 자산 관리에 더욱 적극적임을 시사합니다.
미성년 자녀에게까지 부동산을 넘기는 사례가 급증한 배경에는 두 가지 주요 절세 효과가 있습니다. 첫째는 주택 수 분산에 따른 중과세 회피입니다. 고가의 다주택을 계속 보유할 경우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율이 급격히 높아집니다. 증여를 통해 보유 주택 수를 하나라도 줄이면 다주택으로 인한 중과를 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둘째는 '자산 가치 저점'에서의 조기 증여 효과입니다. 향후 부동산 가격이 지속해서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큰 상황에서, 집값이 더 오르기 전에 증여를 마쳐야 과표를 낮출 수 있습니다. 자산 가치가 낮을 때 미리 증여해두면 추후 집값이 올랐을 때 발생하는 상승분은 고스란히 자녀의 자산이 되며, 나중에 발생할 상속세 부담까지 미리 줄이는 효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추세는 과거에도 유사하게 나타난 바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 시기 보유세 강화 기조와 부동산 가격 급등이 맞물렸을 때 증여 건수가 폭증했습니다. 2017년 당시 3만3000여 건 수준이던 주택 및 빌딩 증여 건수는 세 부담이 본격화한 2021년 8만4000여 건으로 폭증했습니다. 당시에도 20~30세대 청년층의 수증이 두드러졌지만, 최근에는 그 연령대가 10대 이하 미성년자로까지 더욱 낮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지금이 가장 싸다'는 인식과 '세금 부담이 커질 일만 남았다'는 우려가 결합하면서 가족 간 증여가 활발하게 일어났다"며 "정부의 추가적인 세제 개편 가능성이 여전한 만큼, 다주택자들의 '똘똘한 한 채' 집중 현상과 자녀를 활용한 자산 분산 움직임은 당분간 부동산 시장의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