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역 한국 선박 폭발화재···정부, 재외국민 보호 총력
호르무즈 해협에서 한국 선박 나무호가 폭발·화재 사고를 일으켰으나 인명피해는 없었다. 선원노련은 정부에 재외국민 보호 체계를 총동원할 것을 촉구했으며, 정부는 정확한 원인 규명에 나섰다. 현재 해협 내 한국인 선원 160명의 안전 확보가 긴급 과제로 부상했다.

호르무즈 해협 인근 해역에서 한국 선사 HMM이 운용하는 벌크선 나무호에서 발생한 폭발·화재 사고가 국내 해운업계와 정부를 긴장시키고 있다. 지난 4일 오후 8시 40분경 페르시아만 내측에 정박 중이던 나무호에서 폭발음이 울린 뒤 화재가 발생했으며, 선박에 탑승한 한국인 선원 6명을 포함한 총 24명의 선원이 현장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다행히 이번 사고로 인한 인명피해는 보고되지 않았으나, 중동 지역의 긴장이 고조되는 와중에 발생한 사건인 만큼 관계 당국의 신속한 대응과 정확한 원인 규명이 요구되고 있다.
전국해상선원노동조합연맹(선원노련)은 5일 성명을 통해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을 촉구했다. 선원노련은 "호르무즈해역 내측에 정박 중이던 국적선에서 폭발과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지며 깊은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선원들은 언제 유사한 상황이 발생할지 모르는 현실 속에서 불안을 견디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재외국민 보호체계를 총동원해 선원의 안전 확보와 신속한 상황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하루빨리 중동 지역의 긴장이 완화되고, 위험에 놓인 우리 선원들이 무사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와 아이들과 다시 웃을 수 있기를 바란다"며 인도적 차원의 우려를 표현했다.
해양수산부는 사건 발생 직후 긴급 상황점검회의를 소집해 대응에 나섰다. 황종우 해수부 장관은 "우리 선원과 선박의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우선 선박을 안전 해역으로 이동하도록 할 것"을 지시했으며, 현재 해당 선박은 정부 지침에 따라 카타르 방향으로 운항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수부에 따르면 현재 호르무즈 해협에는 한국 선박 26척에 한국인 선원 123명이 승선해 있으며, 외국 국적 선박에 탄 한국인 37명을 포함하면 총 160명이 해협 내에 머물러 있다. 이는 중동 지역 정세 악화로 인한 해상 안전 위협이 얼마나 심각한 수준인지를 보여주는 수치다.
사고 원인을 둘러싼 해석은 다양하게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사고 선박이 두바이항으로 인양된 이후 피격 여부를 포함한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으나, 해운업계 일각에서는 선박 내부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가능성은 낮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김두영 선원노련 위원장은 "나무호는 지난해 진수된 선박이고, 기관실 내부에서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일반적으로 선박을 공격할 때는 불필요한 인명피해를 막기 위해 선원들이 머무르는 거주구가 아닌 엔진이나 선미를 타격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는 외부 공격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으로, 기뢰나 드론에 의한 피격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정부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면서 정확한 원인 규명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외교부는 5일 언론 공지를 통해 폭발·화재 사고가 발생했으나 인명 피해 없이 진압되었으며, 선박을 인근 항구로 옮긴 뒤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호르무즈 해협이 얼마나 위험한 해역인지를 다시 한번 보여주는 사례가 되었으며, 앞으로 중동 지역에 파견된 한국인 선원들의 안전 확보가 정부의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선원노련은 언론을 향해서도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차분히 전달해 국민 불안감을 최소화해달라"고 당부하며, 정확한 정보 전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