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한국 화물선 피격 명분 삼아 호르무즈 해협 작전 참여 압박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한국 화물선 공격을 근거로 호르무즈 해협 개방 작전에 한국군의 참여를 직접 촉구했다. 에너지 수급에 영향을 받는 국가들의 '수익자 부담' 원칙을 내세우며 지속적으로 한국을 압박해온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으로 한국 정부의 외교적 선택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한국 화물선 공격을 근거로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위한 미국 주도 작전에 한국군의 동참을 직접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이란은 프로젝트 프리덤 선박 이동 문제와 관련해 한국 화물선 등 무관한 국가들을 향해 몇 차례 발포했다"며 "한국도 이 작전에 합류할 때가 된 것 같다"고 밝혔다. 한국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 내 한국 해운사 HMM의 선박 폭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인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이란의 직접 공격으로 규정하고 한국의 작전 참여를 요구한 것이다.
ABC 뉴스와의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더욱 직설적으로 입장을 드러냈다. "한국 선박을 겨냥해 다수 발포가 이뤄졌고 한국이 어떤 조처를 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한 그는 "그건 혼자 운항하던 한국 선박이었고 프로젝트 프리덤 작전에 따라 호위를 받는 선박은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이는 한국 선박이 미국의 호위 작전에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에 피해를 입었다는 논리로, 향후 한국이 작전에 참여해야 하는 명분을 제공하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호르무즈 해협에서 미국 군함이 이란의 공격을 받을 경우 강력한 군사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으며, 작전 과정에서 이란의 소형 선박 7척을 격침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한국에 대한 지속적인 압박의 연장선으로 보인다. 그는 이란 전쟁 발발 이후 지난 3월 14일에도 한국, 중국, 일본, 영국, 프랑스를 향해 호르무즈 해협에 군함을 파견하라고 공개적으로 요구한 바 있다. 당시 그가 내세운 명분은 "수익자 부담 원칙"이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에너지 수급에 큰 영향을 받는 국가들이 직접 해협 개방 작전에 나서야 한다는 논리였다. 그러나 지목된 국가들이 파병에 미온적 태도를 보이자 트럼프 대통령은 한때 동맹국 지원이 필요 없다고 태도를 바꿨다가, 이번 한국 선박 피격 사건을 계기로 다시 한국에만 작전 참여를 직접 요구하게 된 것이다.
한국 정부의 부담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이란 전쟁 지원에 소극적인 동맹국을 비판할 때 한국을 여러 차례 직접 거론해왔으며, 한국에 주둔하는 미군 규모까지 거론하며 파병을 압박하기도 했다. 특히 트럼프 정부가 최근 독일 주둔 미군 병력 감축과 유럽산 자동차 관세 25% 인상 등을 공식화하며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거부한 유럽 국가들을 상대로 보복 조치에 나서고 있다는 점은 한국도 유사한 조치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아직 트럼프 정부가 한국이나 일본 등을 상대로 유럽만큼 갈등 수위를 높이는 분위기는 아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충동적인 성향을 고려하면 한국의 대응 방식이 향후 한미 관계와 경제에 미칠 영향이 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현재 한국 정부는 HMM 선박의 피해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는 과정에 있다. 한국 선박이 이란의 직접 공격으로 피해를 입었다는 사실이 확인될 경우, 미국의 작전 참여 요구에 대한 정당성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한국 정부에 복잡한 외교적 선택을 강요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호르무즈 해협은 한국의 에너지 수급에 중요한 통로이면서도, 동시에 이란과의 관계 악화를 초래할 수 있는 민감한 지역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반복적이고 구체적인 압박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한국 정부의 정책 결정이 향후 한반도 정세와 국제 관계에 미칠 영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