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 선물 시장, 어른 소비자 공략에 나선 기업들
어린이날을 맞아 유통업계가 어린이뿐 아니라 실제 구매력을 가진 부모 세대와 성인 소비자를 겨냥한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가전양판업계는 대형가전부터 전자기기까지 할인 상품을 확대하고, 플랫폼 기업들은 AI 기술을 활용한 맞춤형 선물 추천 서비스를 강화하며, 오프라인 매장은 로봇 체험 공간 등으로 변모하고 있다.

어린이날을 맞아 유통업계가 펼치는 마케팅 전략이 흥미로운 변화를 보이고 있다. 전통적으로 어린이를 위한 장난감이나 어린이용품이 중심이었던 어린이날 선물 시장이 이제는 실제 구매 결정권을 가진 부모 세대와 성인 소비자들을 직접 겨냥하는 방식으로 재편되고 있는 것이다. 기업들은 어린이날을 포함한 가정의 달 전체를 '선물 시즌'으로 규정하고, 어린이·부모·어르신을 아우르는 다층적인 소비 수요를 공략하기 위해 차별화된 프로모션과 서비스를 집중 투입하고 있다.
가전양판업계가 가정의 달 특수를 노리는 공격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롯데하이마트는 5월 한 달간 전국 300여 매장과 온라인 쇼핑몰에서 연중 최대 규모의 프로모션 비용을 투입하는 '가전절'을 개최한다. 특히 '슈퍼 히어로 22'라는 대표 행사를 통해 에어컨·냉장고·TV 같은 대형가전부터 밥솥·청소기·노트북·태블릿까지 22개 인기 상품을 인터넷 최저가 수준에 판매한다는 전략이다. 부모님 선물로 찾는 주방생활가전은 최대 40% 할인하며, 쿠쿠전자 선풍기, 다이슨 헤어드라이어, 필립스 믹서기, 쿠쿠전자 전기밥솥 등이 할인 대상에 포함된다. 동시에 아이들을 위한 LG전자 그램북, 레노버 아이디어탭, 애플 에어팟4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같은 전자기기도 특가 상품으로 준비해 가족 전체의 수요를 한 번에 충족시키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은 단순한 판매 공간을 넘어 체험형 쇼룸으로 변모하고 있다. 전자랜드는 용산본점에서 31일까지 휴머노이즈, 사족보행, 웨어러블 로봇 체험공간을 운영하며, 하이퍼쉘 웨어러블 로봇과 유니트리 G1 휴머노이드, 사족보행 로봇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특히 AI 바리스타 로봇과 AI 배송 로봇이 연동된 '스마트 로봇존'은 최신 기술에 관심 있는 성인 소비자들을 겨냥한 전략으로, 어린이뿐 아니라 '테크덕후' 등 어른이들도 즐길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한다. 온라인몰에서는 '선물대전'을 진행하면서 쿠폰팩 4종, 카드 즉시 할인, 24시간특가, 선물가이드, 선물 추천 코너 등을 마련해 온라인 사용자들의 편의성을 높이고 있다.
플랫폼 기업들도 AI 기술을 활용한 맞춤형 선물 추천 서비스로 소비자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네이버는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앱 내 AI 쇼핑 에이전트에 '선물 에이전트'를 탑재해, 사용자가 "우리 아이 집중력을 키울 수 있는 선물 추천해줘"라고 질문하면 블록·퍼즐류, 보드게임류 등 테마별 선물 아이디어를 자동으로 제안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카카오는 '카카오톡 선물하기'에서 어린이날·어버이날·스승의날 맞춤 기획전을 순차적으로 운영하고, 카테고리·가격대별 큐레이션과 실시간 선물 랭킹을 제공한다. 어린이날 기획전에서는 닌텐도 스위치2와 포켓몬, 손흥민, 카카오프렌즈 등 지식재산권 협업 상품도 선보인다. 티맵모빌리티는 아동권리보장원과 협력해 전국 400여 건의 어린이날 행사 정보를 앱을 통해 제공하고, '어디갈까' 장소 추천 서비스에 '함께 떠나는 나들이'와 '마음 담은 한상' 같은 가정의 달 특화 영역을 마련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가정의 달 소비의 특성이 근본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과거에는 어린이날 장난감, 어버이날 건강식품처럼 특정 품목에만 집중되던 소비 패턴이, 이제는 가족 구성원별 취향과 생활방식에 맞춘 다양한 선물 수요로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아이를 위한 선물 구매가 아니라, 부모 세대가 자신들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제품을 선택하는 '선물 구매의 민주화' 현상으로 해석된다. 결국 아이와 어른이 모두에게 어울리는 제품을 앞세울 수 있는 업체들이 가정의 달 특수를 제대로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가전·유통·플랫폼 기업들의 이러한 경쟁이 결국 소비자들에게 더 나은 선택지와 혜택을 제공하는 선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