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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 인구 급감 속 어린이날, 소비에서 돌봄으로 진화하는 기업 마케팅

아동 인구가 급감하는 가운데 올해 어린이날 유통가의 마케팅이 상품 할인에서 가족 체험과 취약계층 돌봄으로 확대되고 있다. 백화점·외식업계의 체험형 이벤트와 함께 기업들의 사회공헌 활동도 임직원 참여와 현장 방문 중심으로 진화했다.

아동 인구 급감 속 어린이날, 소비에서 돌봄으로 진화하는 기업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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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어린이날을 맞아 유통가의 마케팅 전략이 단순한 상품 할인과 선물 증정을 넘어 가족 단위 체험과 취약계층 아동 돌봄으로 확대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백화점에서는 가족 고객을 타겟으로 한 체험형 이벤트를 대폭 확대했고, 외식·식품업계는 아이들이 친숙한 캐릭터와 간식, 놀이 요소를 결합한 상품을 선보였다. 동시에 도서산간 지역과 취약계층 아동을 직접 찾아가는 사회공헌 활동도 활발해지면서, 어린이날이 단순한 시즌 마케팅을 넘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는 계기로 자리잡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배경에는 한국 사회의 급격한 인구 구조 변화가 있다. 국가데이터처의 장래인구추계를 바탕으로 한 '아동·청소년 삶의 질 2025'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우리나라 아동·청소년 인구는 708만 2000명으로 전체 인구의 13.7% 수준에 불과하다. 이는 2000년의 1290만 4000명(전체 인구의 25.7%)에서 25년 사이에 절반 이상 감소한 규모다. 아동 인구의 급감은 기업들로 하여금 남은 아동 고객을 더욱 중요하게 여기도록 만들었으며, 동시에 사회적으로 소외된 아동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강화시켰다.

주요 유통업체들은 어린이날을 맞아 가족 중심의 통합 마케팅 전략을 펼쳤다. 신세계백화점은 '키즈인원더랜드'라는 가정의 달 행사를 전 점포에서 진행하면서 유아동 인기 브랜드 상품을 최대 50% 할인했고, 경품 이벤트와 가족사진 촬영 포토부스 등 체험형 이벤트를 결합했다. 식품·외식업계는 아이들이 친숙한 지식재산권(IP)을 적극 활용했다. 파리바게뜨는 더핑크퐁컴퍼니와 협업해 '바닷속 아기상어 케이크'를 출시했고, 배스킨라빈스는 포켓몬스터와 함께 '피카츄 해피 컨테이너&파인트' 세트를 선보이며 사전예약 고객에게 5000원 할인을 제공했다. BHC치킨은 자체 앱을 통해 '뿌링이의 어린이날 선물' 이벤트를 진행해 전 메뉴 할인 쿠폰과 추첨을 통한 경품을 제공했다. 이러한 전략들은 아이들의 흥미를 유발하면서 동시에 부모 고객의 구매 결정을 이끌어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주목할 점은 기업들의 사회공헌 활동이 단순 물품 기부에서 임직원 참여와 현장 체험 중심으로 진화했다는 것이다. 농심은 서울 동작구 지역아동센터 20개소 초등학생 323명에게 '스낵집 만들기 선물세트'를 전달해 아이들이 직접 과자집을 만들 수 있도록 했고, HDC그룹 아이파크몰은 계열사 임직원들과 함께 용산구 취약계층 아동 10여 명을 초청해 곤충관 관람과 영화 관람 등 하루 문화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매일유업 임직원 봉사 동호회는 성가정입양원을 방문해 유아식과 음료, 의류, 도서 등을 직접 전달했다. 치킨 업계도 도서산간 지역 아동을 찾아가는 활동을 펼쳤다. 제너시스BBQ 그룹은 강원 정선군 증산초등학교 운동회 현장에서 치킨 50인분을 직접 조리해 제공했고, 교촌에프앤비는 경북 포항의 두 초등학교 학생 33명과 교직원 62명에게 푸드트럭으로 싱글윙과 웨지감자를 현장 조리해 제공했다.

대형 유통가의 사회공헌도 규모 있게 진행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김희은 셰프와 협력해 '김희은산채더덕비빔밥' 도시락 1000개와 산리오캐릭터즈 인형 1000개를 초록우산에 기탁했고, 이 물품들은 수도권 아동 이용시설에 전달돼 식사 지원과 정서적 지원에 활용될 예정이다. CJ나눔재단의 나눔 플랫폼 CJ도너스캠프는 어린이날을 맞아 전국 433개 돌봄기관에서 접수된 글과 그림 3927편 가운데 124팀의 수상작을 엮은 문예공모전 작품집 '꿈이 자라는 방'을 발간했다. 이러한 활동들은 기업이 단순히 상업적 이익을 추구하는 것을 넘어 사회의 약자를 보살피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유통업계의 어린이날 마케팅이 소비 중심에서 돌봄 중심으로 변화한 것은 한국 사회의 구조적 변화를 반영하는 동시에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인식 확대를 의미한다. 아동 인구가 급감하는 시대일수록 남은 아이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투자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으며, 기업들도 이를 인식하고 단순한 상품 판매를 넘어 아이들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매장에서의 체험 행사와 도서산간 지역 방문, 취약계층 아동 지원 등 다층적인 활동은 기업 입장에서는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계기가 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들에게 누군가 자신을 기억하고 찾아온 따뜻한 하루로 남을 수 있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