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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TV사업 수장 전격 교체…中 추격 막고 부활 승부

삼성전자가 TV 사업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 수장을 전격 교체했다. 콘텐츠·서비스 전문가 이원진 사장이 신임 부장으로 임명됐으며, 중국 업체들의 추격과 수익성 악화로 위기에 처한 TV 사업의 부활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가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 수장을 전격 교체했다. 중국 가전업체들의 저가공세와 원재료비·물류비 상승으로 TV 사업 실적이 악화되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경영 결단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4일 디바이스경험(DX) 부문 글로벌마케팅실장을 맡고 있던 이원진(59) 사장을 VD사업부장 겸 서비스 비즈니스팀장으로 임명했다고 발표했다. 기존 용석우(56) VD사업부장은 DX부문장의 보좌역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원진 신임 사장은 콘텐츠·서비스·마케팅 분야의 전문가다. 구글 북미 광고솔루션 총괄을 거쳐 구글 코리아 대표를 역임했으며, 2014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후 TV와 모바일 서비스 사업을 주도했다. 지난해 말부터는 글로벌마케팅실장으로서 브랜드 경쟁력 강화와 고객 경험 개선을 이끌어온 인물이다. 그의 임명과 함께 기존 글로벌마케팅실은 폐지되고, 산하 센터들은 DX부문 직속으로 재편된다. 마케팅 전략을 각 사업부와 유기적으로 연계하기 위한 조직 개편이다.

삼성전자의 이번 인사는 TV 사업부의 심각한 부진 상황과 맞닿아 있다. 글로벌 TV 시장에서 삼성은 1위 지위를 지켜왔으나, 중국 업체들의 추격이 가파르다. TCL, 샤오미, 하이센스, 하이얼 등 중국 가전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삼성의 시장점유율을 잠식하고 있다. 특히 TCL이 일본 소니와 합작 법인을 설립해 본격적으로 추격에 나선 상황이 위협적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의 올해 전망에 따르면 TCL(3167만대)과 소니(356만대)의 TV 출하량 합계는 3523만대로, 삼성전자의 3500만대를 이미 앞지른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삼성은 올해 중국 TV시장에서 철수하기로 결정했으며, 글로벌 시장 왕좌 자리 자체가 위험에 처한 상황이다.

수익성 악화도 심각하다. 미국·이란 분쟁 여파로 유가와 물류비가 상승했고, 인건비 부담이 커졌다. 여기에 인공지능 열풍으로 반도체 가격이 급등하는 '칩플레이션' 현상까지 겹치면서 TV 사업부는 수익성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에 빠졌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영상디스플레이와 생활가전 사업부에서 연간 2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는 2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둬 비교적 선방했으나, 회사 전반적으로 TV 사업의 경쟁력 악화에 대한 우려가 높은 상황이다.

이번 인사 조치는 과거 반도체 사업의 성공 사례를 벤치마킹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2024년 5월 경쟁사 SK하이닉스에 밀려 부진을 겪던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수장을 교체했다. 당시 경계현 부문장이 물러나고 전영현 부회장이 새로운 부문장으로 부임한 이후, DS부문은 경쟁력을 회복하며 조기 부활에 성공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반도체의 전영현 부회장에게 기대한 것처럼 이원진 사장에게도 TV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소방수 역할을 맡길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원진 신임 부장이 콘텐츠·서비스 중심의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면서 중국 업체들과의 가격 경쟁에서 벗어나 고부가가치 시장으로 전환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