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호르무즈 해협 통제 범위 대폭 확대…미국 '해방 프로젝트'에 맞불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가 호르무즈 해협의 통제 범위를 대폭 확대했다. 이는 미국의 '해방 프로젝트' 선언에 맞서는 조치로, 이란 최고지도자의 지시에 따른 것이다. 국제 해운업계와 에너지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 해군이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통제 범위를 대폭 확대하는 강경 조치를 취했다. 4일(현지시간) 이란 현지 언론이 보도한 새로운 통제 지도에 따르면, 혁명수비대는 호르무즈 해협의 통제 구역을 서쪽으로는 이란의 게슘섬 서단과 아랍에미리트(UAE)의 움알쿠와인을 잇는 직선까지, 동남쪽으로는 이란 동남부 모바라크산에서 UAE 푸자이라의 남쪽을 이은 직선까지로 설정했다. 이는 기존의 게슘섬과 라라크섬 인근만을 안전항로로 지정하고 오만 무산담 곶 주변을 위험 구역으로 표시하던 것과 비교해 훨씬 광범위한 해역을 포괄하는 조치다.
혁명수비대의 이번 통제 범위 확대는 실질적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들의 항해 자유도를 크게 제한하게 된다. 특히 페르시아만에 갇힌 선박들이 해협 부근에서 대기하다가 언제든 빠져나갈 준비를 할 수 있었던 기존 상황과 달리, 새로운 통제선이 실행되면 해협 근처에도 접근하지 못하게 된다. 더욱이 그동안 호르무즈 해협 바깥쪽에 위치해 봉쇄를 우회할 수 있었던 UAE의 푸자이라 항구도 새로운 통제 범위 안에 포함되면서, 중동 지역의 주요 해상 통로를 둘러싼 긴장이 급격히 고조되고 있다.
혁명수비대 대변인 알리 모헤비 준장은 성명을 통해 강경한 입장을 드러냈다. 모헤비 준장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모든 민간 상선의 항해는 혁명수비대 해군의 통항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며 "혁명수비대가 선언한 원칙에 반해 항해하는 선박은 심각한 위험에 처하게 되고 나포될 것"이라고 명확히 경고했다. 또한 그는 "모든 해운사, 보험사는 혁명수비대가 발표하는 공지에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해, 이 조치가 국제 해운업계 전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란의 이러한 강경한 조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 오전부터 호르무즈 해협 통항을 지원하는 '프로젝트 프리덤'(해방 프로젝트)을 개시한다고 선언한 것과 정확히 맞물려 있다. 미국이 해협의 안전한 항해를 보장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에 대해, 이란이 더욱 강력한 통제권을 선언함으로써 맞불을 놓은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미국의 계속되는 해상봉쇄에 맞서려는 이란의 군사적 의도를 명확히 보여주는 사례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지시가 이번 강경책의 직접적인 배경이 되었다. 하메네이는 지난달 30일 '페르시아만의 날'을 기념하며 발표한 메시지에서 "페르시아만은 무슬림 국가와 이란 국민에게 신이 준 전무후무한 축복이자 정체성과 문명의 일부"라며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새로운 관리체계'를 수립하라고 직접 지시했다. 이에 따라 혁명수비대는 2일 최고지도자의 명령에 따라 호르무즈 해협 관리체계를 다시 수립해 적용하겠다고 공식 발표했으며, 이번 통제 범위 확대는 그 구체적인 이행 조치로 볼 수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석유 해상 운송량의 약 21%가 통과하는 국제적으로 중요한 해상 통로다. 이란의 이번 조치는 국제 해운업계뿐 아니라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미국과 이란 간의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대립이 심화될 경우, 국제 유가 변동성과 해운료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국제 경제에 미치는 파급력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