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특검법 '시대적 소명' 강조…처리 시점은 '조심스러운 판단'
더불어민주당이 특검법안을 '시대적 소명'이라 강조하며 정당성을 부각했으나, 처리 시점을 둘러해서는 당내 의견이 갈리고 있다. 선거 영향을 우려하는 일부 의원들이 지방선거 이후 처리를 주장하면서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정부 조작 수사·기소 의혹 특검법안을 둘러싼 논란에 정면으로 대응했다. 정청래 당 대표는 4일 부산항 국제 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최고위원 회의를 통해 특검이 사법 정의 실현을 위한 시대적 소명이라고 못을 박았다. 보수 진영의 집중 공세 속에서 법안의 정당성을 강조함으로써 논란을 진화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
정 대표는 특검을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의 과오를 바로잡는 사법 정상화의 과정'이라고 규정했다. 특히 법안에 담긴 이재명 대통령 관련 사건의 공소 취소 권한 부여 조항을 두고 '대통령이라는 이유로 정당한 피해 구제를 외면하는 것은 헌법 정신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이는 국민의힘이 해당 조항이 위헌이라고 비판하는 것에 대한 직접적인 반박으로, 당의 입장을 명확히 한 것이다.
민주당 최고위원들도 잇따라 특검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황명선 최고위원은 '윤석열 정권 3년은 정치 검찰을 앞세운 조작과 날조의 3년'이라며 '진실이 밝혀진 사건의 공소를 유지하는 것은 국가 폭력의 연장'이라고 했다. 이성윤 최고위원도 '정치 검찰이 없는 죄를 조작하고 터무니없는 죄를 뒤집어씌워 기소했으면 책임을 묻는 것이 정의 원칙'이라며 특검으로 표적 수사와 조작 수사의 진상 규명을 강조했다. 당 지도부의 이러한 발언들은 특검법안에 대한 당내 합의 수준을 보여주면서도, 동시에 정치적 공세를 지속하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다만 법안의 처리 시점을 둘러해서는 당내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원내 지도부가 이달 중 처리를 목표로 제시한 가운데, 수도권과 영남권 의원들 사이에서는 특검법 처리가 중도층 표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들은 지방선거 이후로 법안 처리를 미뤄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으며, 이는 정치적 실리를 고려한 전략적 판단으로 해석된다. 당내에서도 선거와 법안 처리 사이의 균형을 맞추려는 고민이 깊은 상황이다.
조승래 사무총장은 처리 시점 문제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MBC 라디오에서 '선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당연히 이런저런 판단을 안 할 수는 없다'며 '야당의 생각을 정확히 들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는 특검법의 필요성은 인정하되, 정치적 파급효과를 고려해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신호로 읽힌다. 민주당이 법안의 정당성을 강조하면서도 처리 시점에서는 조심스러운 판단을 하려는 모습은 당의 내부 이견을 반영하는 동시에, 향후 국회 운영 방향을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