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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구글 출신 이원진을 TV 사업 수장으로 전격 발탁

삼성전자가 구글 출신의 서비스 전문가 이원진을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장으로 전격 발탁했다. 중국 업체 추격과 AI 시대 도래로 하드웨어 중심 사업을 플랫폼 서비스 중심으로 재편하려는 강도 높은 쇄신 조치로 평가된다.

삼성전자가 5월 중순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장을 전격 교체하는 이례적인 수시 인사를 단행했다. 기존 하드웨어 중심의 TV 사업 모델을 플랫폼과 서비스 중심으로 근본적으로 재편하기 위한 강도 높은 구조 개혁 조치로 평가된다. 삼성전자는 이원진 글로벌마케팅실장(사장) 겸 서비스 비즈니스 팀장을 신임 디바이스솔루션(DX) 부문 VD사업부장으로 선임했으며, 기존 용석우 VD사업부장은 DX부문장 보좌역으로 위촉했다고 4일 공식 발표했다.

이번 인사 조치는 TV 산업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 단행된 것으로 보인다. 중국 TV 제조업체들의 거센 추격과 인공지능(AI) 시대의 도래로 기존의 제품 판매 중심 사업 모델로는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특히 글로벌 TV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업체들이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면서, 삼성전자는 단순한 디바이스 판매를 넘어 서비스와 플랫폼을 통한 지속적 수익 창출 구조로의 전환을 서둘러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삼성전자는 기존의 정기 인사가 아닌 5월 중순 수시 인사를 결행했으며, 이는 경영진이 TV 사업의 쇄신이 얼마나 시급하다고 판단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신임 이원진 사장은 구글에서 근무한 서비스와 마케팅 분야의 전문가로, 2014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이후 플랫폼 기반 비즈니스 확대에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다. 특히 그는 삼성 TV 플러스라는 무료 광고 기반 스트리밍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공로로 인정받았다. 삼성 TV 플러스는 넷플릭스 같은 구독형 서비스와 달리 사용자에게 무료로 콘텐츠를 제공하되, 시청 이력을 분석하여 맞춤형 광고를 송출함으로써 광고주로부터 수익을 창출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구현했다. 이러한 혁신적 접근은 단순히 TV 기기를 판매하는 데 그쳤던 기존 사업을 채널 수익을 창출하는 플랫폼 서비스 비즈니스로 전환시킨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삼성 TV 플러스의 성과는 수치로도 명확하게 드러나고 있다. 서비스 출범 이후 2021년에 이미 조 단위의 매출을 넘어섰으며, 현재는 VD 사업부의 주요 수익원으로 확고히 자리잡았다는 것이 알려졌다. 이는 기존의 하드웨어 판매 수익에만 의존하던 TV 사업 모델에서 벗어나 지속적인 서비스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 있는 성과다. 이원진 사장이 VD사업부장으로 발탁된 것은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TV 사업 전체를 플랫폼 중심으로 재구조화하려는 삼성전자 경영진의 의도가 반영된 결정으로 해석된다. 신임 사장은 기존의 서비스 비즈니스 팀장 직책도 겸직하게 되어, TV와 관련된 모든 서비스 사업을 통합 관리할 수 있는 권한을 갖추게 되었다.

한편 기존 용석우 VD사업부장은 DX부문장 보좌역으로 자리를 옮기게 된다. 용석우 사장은 그동안 축적한 연구개발(R&D) 전문성과 풍부한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인공지능, 로봇 등 세트 사업 전반의 미래 핵심 기술 개발에 대한 자문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단순한 좌천이 아니라 기술 혁신 분야로의 중심 이동으로 볼 수 있으며, 삼성전자가 TV 사업의 미래를 AI와 로봇 같은 차세대 기술과 연계시키려는 장기적 전략을 드러내는 것으로 평가된다. 삼성전자는 이번 인사를 통해 플랫폼 서비스 중심의 현재적 경쟁력 강화와 AI 기술 기반의 미래 사업 개발을 동시에 추진하려는 이중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인사가 삼성전자의 인사 관행에 중대한 변화를 시사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연말 정기 인사를 중심으로 인사를 단행해왔으나, 이번에 5월 중순 사장급 수시 인사를 결행한 것은 경영진이 부진한 사업이나 쇄신이 시급한 조직에 대해 연중 언제든 즉각적인 인사 조치를 단행하겠다는 기조가 본격화되었음을 의미한다. 이는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 환경에 신속하게 대응하려는 삼성전자의 경영 전략 변화를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TV 사업의 구조적 위기 극복과 플랫폼 기반 비즈니스 모델로의 전환이 얼마나 중요한 과제인지를 보여주는 신호이며, 향후 삼성전자의 TV 사업이 이원진 신임 부장의 주도 아래 어떻게 변모할지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