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정진석 공천 배제 시사...당내 갈등 심화
국민의힘 지도부가 정진석 전 부의장의 보선 공천을 배제할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당내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민주당의 '윤어게인' 공격이 전체 선거에 미칠 영향을 우려한 결정으로 보이며, 당내 일부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국민의힘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실장을 지낸 정진석 전 국회부의장의 충남 공주·부여·청양 보선 공천을 배제할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당내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박덕흠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은 3일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과 당원들의 생각에 역행하는 행위는 지도부가 생각조차 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정 전 부의장의 공천 신청으로 촉발된 당내 반발을 진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되며, 더불어민주당의 '윤어게인 선거' 공격이 전체 선거 판도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는 지도부의 입장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박 위원장은 이날 성명에서 "국민의힘 지도부는 공정과 상식을 갖고 있다"며 "본선에서 경쟁력 있는 후보가 누구인지, 누가 민주당 후보를 꺾고 승리를 거둘 것인지, 그뿐만 아니라 선거 전체에 미칠 수 있는 영향력까지 고려해 상황을 면밀히 살피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정 전 부의장이 해당 지역에서 5선을 지낸 만큼 당선 가능성이 높더라도, 민주당의 공격 포인트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지도부는 개별 후보의 경쟁력뿐 아니라 전체 선거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까지 종합적으로 판단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낸 것이다.
당내 반발은 이미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다. 김태흠 충남지사 후보는 정 전 부의장의 공천이 현실화할 경우 탈당 후 무소속 출마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위원장은 이날 김 후보에게 "일어나지도 않을 일을 두고 이야기하니 억장이 무너진다"며 "미리 예단해 왈가왈부하면 당과 국민만 혼란에 빠지게 되고, 선거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자제를 당부했다. 이는 당내 갈등이 표면화되는 것을 막으려는 지도부의 노력이지만, 동시에 내부 의견 대립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정 전 부의장을 둘러싼 논란은 복합적이다. 비상계엄 사태 관련 대통령실 증거인멸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공천 신청을 한 것이 화제가 된 것이다. 국민의힘 윤리위는 지난 2일 오후 5시 여의도 당사에서 비공개회의를 열어 정 전 부의장의 복당 신청을 논의하려 했으나 회의를 돌연 순연한 바 있다. 한편 당내 일부에서는 정 전 부의장이 윤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를 반대하고 만류했다는 점, 그리고 해당 지역구에서 5선을 지낸 정 전 부의장의 본선 경쟁력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이미 당 지도부의 친윤계로 분류되던 인사들이 재보선 공천을 받으면서 민주당은 이를 강력한 공격 포인트로 삼고 있다.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대구 달성군에, 김태규 전 방통위 부위원장이 울산 남갑에, 이용 전 의원이 하남갑 재보선에 단수 공천되는 등 친윤계 인사들의 재보선 티켓 획득이 이어지자 민주당은 이를 '윤어게인 선거'라며 공세를 강화한 상태다. 정 전 부의장은 공천이 배제될 경우 무소속 출마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당내 갈등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