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 노조, 창사 첫 파업으로 '투명한 인사제도' 요구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전면 파업을 진행하며 공정하고 투명한 인사 기준 수립을 요구하고 있다. 조합원 4000명 중 2800명이 참여한 이번 파업으로 회사는 최소 6400억원의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동조합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전면 파업에 나서며 회사의 공정하고 투명한 인사 기준 수립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지난 1일 노동절을 기해 파업을 시작했으며, 현재까지 사흘간 파업을 지속하고 있다. 이번 파업은 2011년 창사 이후 13년 만에 처음 벌어지는 사건으로, 삼성그룹 초기업 노동조합 삼성바이오로직스지부 소속 조합원 4000명 중 약 2800명이 참여하고 있다. 이는 전체 직원 5455명의 절반 이상이 파업에 동참한 규모이며, 회사의 인사 운영 방식에 대한 직원들의 불만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노조는 3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회사 측의 주장을 반박하며 파업의 정당성을 설명했다. 회사가 노조의 요구를 '인사권·경영권 침해'라고 표현한 것에 대해, 노조는 "원칙 없이 운영돼 온 회사 인사제도에 제동을 걸고 회사의 폭주를 멈춰 세워 공정하고 투명한 기준을 다시 세우자는 것"이라고 명확히 했다. 노조는 "회사는 인사권과 경영권이라는 이름 아래 원칙 없는 인사 운영을 해왔고, 그 결과 직원들의 신뢰가 무너졌다"며 "노동조합이 원하는 것은 직원들이 회사를 믿고 다닐 수 있도록 인사권과 경영권의 행사 과정이 투명해지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는 단순한 인사권 요구가 아니라 회사 문화 개선과 신뢰 회복을 위한 구조적 변화를 원하는 것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노조의 구체적인 요구사항은 신규 채용, 인사 고과, 인수합병(M&A) 등 주요 경영 결정 과정에 노조의 사전 동의를 받도록 하는 조항들을 포함하고 있다. 노조는 이에 대해 "회사가 중요한 인사·경영 판단을 할 수 없게 하겠다는 것이 아니고 직원들의 삶과 고용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결정이 밀실에서, 원칙 없이, 특정 부서의 이해관계에 따라 이루어지지 않도록 최소한의 견제와 투명성을 두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회사의 경영 자율성을 존중하면서도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하려는 노조의 입장을 잘 드러낸다.
노조가 파업에 나서게 된 배경에는 지난해 11월 발생한 인사 문건 유출 사건이 있다. 노조는 "회사가 일방적으로 저성과자를 규정하고 희망퇴직을 통해 직원을 내보내려는 취지의 문서가 발견됐고 인사·재경 등 일부 스태프 부서에는 다른 부서보다 높은 상위 고과가 부여되고 있다는 정황도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사건들은 회사의 인사 운영이 투명하지 않으며 특정 부서에 유리한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의구심을 심화시켰고, 결국 파업이라는 강경 조치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회사 측은 파업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상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닷새간의 전면 파업으로 일부 공정이 중단되며 최소 6400억원의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는 올해 1분기 매출 1조2571억원의 절반 수준이며, 같은 기간 영업이익 5808억원보다도 많은 규모다. 그러나 노조는 이러한 경제적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투명한 인사 기준을 요구하고 있으며, 예정대로 5일까지 이틀간 더 파업할 예정이다. 파업은 별도의 단체 행동 없이 조합원들이 연차휴가를 내고 휴일 근무를 하지 않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어, 상대적으로 온건한 방식이지만 회사에 미치는 영향은 결코 작지 않다. 이번 사건은 삼성그룹 내 노사관계의 새로운 국면을 보여주며, 대기업의 인사 운영 투명성 문제가 얼마나 중요한 이슈인지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