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호황이 부른 삼성 노조 내분…비반도체 직원들 탈퇴 급증
반도체 초호황으로 인한 성과급 기준이 삼성전자 노조 내부를 갈라놓고 있다. 반도체 부문의 초과이익에 편중된 노조 요구로 인해 가전·스마트폰 부문 직원들의 불만이 높아지면서 노조 탈퇴가 급증하고 있으며,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도 경영권 침해 논란으로 파업이 장기화되고 있다.

삼성전자 노조 내부에서 심각한 분열이 진행 중이다. 반도체 사업부의 초호황으로 인한 성과급 기준이 같은 회사 내 다른 사업부 직원들과의 보상 격차를 극대화하면서, 가전·스마트폰 부문 직원들이 노조에서 탈퇴하기 시작한 것이다. 올해 1분기 회사 전체 영업이익 약 57조원 가운데 53조원 이상이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에서 창출되는 상황에서, 노조의 요구가 특정 사업부 성과에 편중되면서 조직 내 결속력이 급속도로 약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의 사업부 간 실적 격차는 극명하다. DS부문은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과 인공지능(AI) 수요 확대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반면, 스마트폰·가전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부문은 원가 부담과 수요 둔화로 수익성이 악화되며 연간 적자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노조가 제시한 '영업이익 15% 성과급, 상한 폐지' 요구는 더욱 문제가 된다. 이 요구가 수용될 경우 DS부문은 초과이익을 대규모로 배분받지만, DX부문은 성과급 축소와 사업 재편 부담을 동시에 떠안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이익이 특정 사업부에 집중되는 구조 속에서 보상까지 쏠린다'는 인식이 확산하며 조직 내 결속력이 약화되고 있는 것이다.
현장에서는 노조 활동이 반도체 부문에 편중되었다는 구체적인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 사내 익명 커뮤니티와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노조의 공지와 소통이 DS부문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DX부문 관련 안내는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내부 커뮤니케이션 공간에서는 완제품 부문 관련 문제 제기에 대한 대응이 미흡하다는 불만과 함께 '실적이 저조한 완제품 쪽은 뒷전' '돈 못 버는 완제품 사업을 두고 조롱성 반응이 이어진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갈등은 감정적 대립으로 확산되는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특히 완제품 부문을 중심으로 '반도체만을 위한 노조'라는 반발이 빠르게 퍼지고 있으며, 이는 직접적인 노조 탈퇴 신청으로 이어지고 있다.
노조 탈퇴 신청이 급증하고 있는 상황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삼성그룹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홈페이지에서는 최근 탈퇴 신청이 급증해 하루 기준 1100건을 넘기기도 했다. 사내 게시판과 직장인 커뮤니티에서는 탈퇴 인증이 이어지며 이탈 흐름이 확산되고 있다. 조합 운영 방식도 갈등을 키운 요인으로 지목된다. 노조는 쟁의 기간 조합비를 인상한 데 이어 파업에 참여한 스태프에게 최대 300만원의 수당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대해 조합원들 사이에서 비용 부담은 전체가 지면서 혜택은 일부에 집중된다는 반발이 나오며 노조 운영 전반에 대한 신뢰가 약해지고 있다는 평가다. 외부 환경도 노조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정부와 대통령이 잇달아 과도한 요구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면서 여론 부담이 커졌고, 노조 지도부의 발언을 둘러싼 논란까지 겹치며 대외 이미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삼성 바이오 계열에서는 또 다른 유형의 노조 분쟁이 벌어지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의 전면 파업은 4일째 이어졌으며, 조합원 약 4000명 가운데 2800여 명이 참여해 전체 직원 5455명의 절반 이상이 동참한 상황이다. 더 문제는 노조가 신규 채용과 인사 고과, 인수·합병(M&A) 등 주요 경영 사안에 대해 노조의 사전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요구하면서 협상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회사 측은 이러한 요구가 인사권과 경영권에 해당하는 사안이라는 점에서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노사는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중재로 협상 테이블에 앉을 예정이지만, 입장 차가 커 합의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반도체 호황이 만든 성과급 기준의 불균형이 삼성 그룹 전체의 노사관계를 흔들고 있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