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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총리, 베트남서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전략 강조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베트남을 방문해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전략을 강조하며 아시아 지역에서 일본의 역할 확대를 선언했다. 단일 국가에 대한 과도한 경제적 의존을 경고하고 공정한 경쟁 환경 조성을 주장했으며, 베트남과 기술, 기후, 정보보안 등 6개 협약에 서명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베트남 하노이를 방문해 아시아 지역의 자유와 개방성을 유지하기 위한 일본의 노력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선언했다. 토요일 하노이 대학에서의 연설을 통해 다카이치 총리는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구상에 대한 일본의 책임을 강조하며, 자유, 개방성, 다양성, 포용성, 법치주의에 기반한 국제 질서 구축에 일본이 그 어느 때보다도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려는 미국과 동맹국들의 오랜 전략을 일본이 계속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다카이치 총리는 연설에서 지정학적 경쟁이 심화되고 기술 혁신이 가속화되는 시대에 아시아 국가들이 '회복력'을 키우고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단일 국가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피하고, 불공정하게 낮은 가격으로 인한 왜곡된 시장 구조에 대항해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해상 운송로의 안전과 개방성이 역내 공급망의 기초가 된다며, 자유로운 해상 항행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러한 발언은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영토 주장에 대한 우려를 공유하는 베트남과 일본의 공통 관심사를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구상은 10년 전 다카이치 총리의 정치적 스승인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처음 제시한 개념으로, 이후 미국과 동맹국들이 중국의 역내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기 위해 광범위하게 수용했다. 중국은 이 구상을 진영 대립을 조장하려는 위장된 시도라고 맹비난하고 있으며, 중국 외교부 대변인 린젠은 일본이 '진영 간 대립을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흥미로운 점은 베트남이 이러한 미국 중심의 전략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장소에서 일본 총리의 정책 연설을 수용했다는 것인데, 이는 베트남의 전통적인 '대나무 외교' 원칙에 따라 모든 강대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는 베트남의 외교 전략을 반영한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11월 중국의 타이완 통일 시도에 대해 일본이 군사 개입을 할 수도 있다는 발언으로 중국의 강한 반발을 초래했다. 중국은 민주주의 타이완을 자국 영토로 간주하며 무력 통일을 배제하지 않고 있는데, 이에 대해 일본의 주장이 중국의 심기를 거스르자 중국은 일본 대사를 소환하고 중국 국민의 일본 방문을 경고하는 등 무역 제한 조치를 취했다. 중국과의 영토 분쟁을 겪고 있는 일본은 특히 필리핀과의 안보 협력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대응해왔다. 이번 베트남 방문은 10월 총리 취임 이후 다카이치 총리의 첫 베트남 방문으로, 중동 위기로 인한 공급망 차질 속에서 에너지 안보와 공급망 복원력 강화를 위한 양국 협력을 심화시키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

일본과 베트남의 경제적 유대는 매우 긴밀하다. 일본은 베트남 최대의 공적개발원조 제공국이자 주요 투자자이며 무역 파트너로, 지난해 양국 간 교역량이 처음으로 500억 달러를 넘어섰다. 다카이치 총리는 토요일 르 민 흥 베트남 총리와 지난달 대통령직을 겸임하게 된 공산당 총서기 또 람과 만나 양국의 고위급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발전의 새로운 단계'로 나아가기로 합의했다. 또한 기술, 기후 대응, 정보 보안 등을 아우르는 6개 협약에 서명했다. 이러한 일련의 움직임은 지정학적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일본이 역내 핵심 국가들과의 경제 및 안보 협력을 강화함으로써 중국의 영향력 확대에 대응하려는 전략적 선택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