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킹 신고 후에도 신병 미확보…경찰 대응 감찰 착수
남양주 스토킹 살인 사건과 관련해 경기북부경찰청이 경찰 대응의 적정성을 검증하는 감찰을 진행 중이다. 피해자가 위치추적 장치 발견을 두 차례 신고했음에도 경찰이 용의자의 신병을 확보하지 못한 점이 논란이 되고 있다.
경기북부경찰청이 남양주에서 발생한 스토킹 살인 사건에 대해 경찰의 초기 대응부터 수사 과정 전반에 걸친 적정성을 검증하기 위해 수사 감찰과 청문 감찰을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16일 경찰청은 사건 발생 경위와 책임관서의 대응 과정, 관련 기관 간 협업 상황 등을 면밀히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관계성 범죄는 다른 사건보다 민감하게 다뤄져야 하며 각 기능이 협업해 대응하고 있지만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며 "가족을 잃은 유족분들께 심심한 위로를 드리며 깊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의 핵심 쟁점은 피해자의 반복된 신고에도 불구하고 용의자의 신병이 확보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20대 여성 피해자는 지난 1월 28일 자신의 차량에서 위치추적 장치가 발견됐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구리경찰서는 해당 장치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 의뢰하고 용의자 A씨에게 2월 13일과 27일 두 차례 출석을 요구했으나, A씨가 변호인을 선임하면서 조사 일정이 계속 미뤄졌다. 그 사이인 2월 21일 피해자는 차량에서 또 다른 위치추적 장치가 발견됐다며 112에 재신고했다. 남양주남부경찰서가 이 신고를 접수했고, 경찰은 감정 결과를 기다리는 상황이 지속됐다.
경기북부경찰청은 지난달 27일에야 두 사건을 병합해 구리경찰서를 책임관서로 지정하고 구속영장 신청과 잠정조치 4호 신청을 검토하도록 지휘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구속영장 신청이나 신병 확보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으며, 피의자가 피해자에게 100미터 이내로 접근하면 경보가 울리는 잠정조치 3의2도 취해지지 않았다. 경찰은 "피의자가 변호인을 선임해 조사받겠다고 하면 출석 일시를 조정할 수밖에 없었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가 나오지 않아 영장 신청 요건이 충족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러한 경찰의 판단은 용의자의 전력을 고려할 때 과도하게 소극적이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A씨는 2013년 강간치상 사건으로 전자발찌 부착 명령을 받아 2016년 7월부터 2029년 7월까지 13년간 전자발찌를 착용 중이었다. 또한 지난해 피해자를 흉기로 협박하고 상해를 가한 특수상해 사건으로 검찰에 송치되어 현재 재판을 받고 있는 상태였다. 이처럼 폭력 전력이 있는 용의자의 반복적인 스토킹 행위에 대해 경찰이 적극적인 신병 확보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이 비판의 중심이다. 피해자의 반복된 신고와 용의자의 폭력 전력이라는 위험 신호들이 충분했음에도 경찰의 절차적 대응이 지연되면서 결국 비극적 결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렌터카를 이용해 범행 이틀 전부터 피해자 주변을 배회한 것으로 확인됐다. 폐쇄회로 카메라 분석 결과 A씨는 12일과 범행 전날인 13일 오전 시간대 피해자가 근무하던 식당 주변을 차량으로 여러 차례 오간 정황이 포착됐다. 범행 당일 피해자가 식당에서 나와 차량에 탑승하자 A씨는 차량을 가로막고 전동드릴로 창문을 깬 뒤 흉기로 여러 차례 찌르고 도주했다. A씨는 체포 직전 약물을 복용해 현재 의식은 있으나 치료 중인 상태로, 범행 동기 등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경찰은 구속영장이 청구된 A씨에 대해 사건의 중대성을 고려해 신상 공개 여부도 적극 검토할 계획이다.
이번 사건은 스토킹 범죄에 대한 경찰의 초기 대응 체계와 관계 기관 간 협업의 문제점을 드러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관계 당국의 대응이 더뎠고 국민의 눈높이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경기북부경찰청의 감찰 결과가 나올 때까지 경찰 조직 내에서 스토킹 범죄 대응 절차의 개선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