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뉴스나우
국제

트럼프, 동맹국에 호르무즈해협 군함 파견 압박…'거절 시 나쁜 미래' 위협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해협 안보를 명분으로 동맹국들에 군함 파견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으나, 각국의 실제 반응은 미온적이며 이란은 개별 협상으로 대응하고 있어 미국이 원하는 연합 함대 구성이 어려워지고 있다.

트럼프, 동맹국에 호르무즈해협 군함 파견 압박…'거절 시 나쁜 미래' 위협
AI를 활용해 생성된 이미지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해협 해상 안보를 명분으로 동맹국들에 대한 압박 수위를 급격히 높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유럽과 중국이 걸프산 석유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면서 "호르무즈해협의 수혜자들이 그곳의 안전을 위해 돕는 것은 당연한 의무"라고 강조했다. 이어 "만약 반응이 없거나 거절한다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미래는 매우 나쁠 것"이라며 동맹국들의 협력을 거부할 경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음을 암시했다. 이는 미국이 주도적으로 구성하려는 호르무즈해협 연합 함대에 동맹국들의 참여를 강제하려는 전략적 압박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중국, 프랑스, 일본, 한국, 영국 등 5개국에 군함 파견을 직접 요청했으며, 이번에는 구체적인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특히 중국에 대해서는 "중국은 이 해협을 통해 석유의 90%를 얻고 있어 반드시 도와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미·중 정상회담까지 기다리는 것은 너무 늦을 수 있다"며 조속한 입장 표명을 촉구했다. 더 나아가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방중 일정을 연기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이달 말 예정된 정상회담 자체를 미룰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함으로써 중국에 대한 압박을 극대화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행정부가 이번주 중 여러 국가가 호르무즈해협 통과 선박을 호위하는 연합 구성에 합의했다고 발표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각국의 실제 반응은 트럼프 대통령의 기대와는 거리가 있다. 일본의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16일 참의원예산위원회에서 "일본 법률의 범위 내에서 일본 관련 선박과 승무원의 생명을 어떻게 지켜낼 것인지를 검토하고 있다"고만 답변하며 직접적인 군함 파견 약속을 피했다. 프랑스 외무부는 "프랑스 함정들은 동부 지중해 일대에서 방어적 태세를 유지할 것"이라고만 밝혔으며, 영국의 에드 밀리밴드 에너지안보 장관은 "호르무즈해협을 다시 여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이 분쟁을 끝내는 것"이라며 군함 파견보다는 외교적 해결을 강조했다. 동맹국들이 명확한 답변을 미루고 있는 것은 미국의 일방적 요구에 대한 거리두기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란은 미국의 압박에 대응하기 위해 개별 국가들과의 협상을 통해 해협 통과 문제를 해결하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여러 국가로부터 선박의 안전한 호르무즈해협 통행을 요청받았고, 이 중 여러 국가가 허가받았다"고 밝혔다. 인도는 이란과의 직접 협상을 통해 자국 가스 운반선 두 척의 호르무즈해협 통과를 성공시켰으며, 수브라마냠 자이샹카르 인도 외무장관은 "이란과의 직접 대화가 호르무즈해협 해상 운송을 재개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호응했다. 이는 미국이 주도하는 다국적 연합 함대 구성 계획이 실제로는 상당한 난관에 직면해 있음을 시사한다.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16일 "호르무즈해협 긴장의 원인은 해군 함정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전쟁 때문"이라며 "누군가 이 지역에 불을 지르고는 전 세계에 불 끄는 비용을 분담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고 날카롭게 꼬집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호르무즈해협 안보 이니셔티브가 근본적인 갈등 해결보다는 미국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 아니냐는 국제사회의 의구심을 반영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미국이 유럽을 도왔다며 "이제 그들이 우리를 도와줄지 지켜볼 것"이라고 언급한 것도 미국의 과거 지원을 명분으로 현재의 요구를 정당화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결국 트럼프 행정부의 적극적인 압박에도 불구하고 동맹국들의 미온적 반응과 이란의 개별 협상 전략으로 인해 미국이 원하는 형태의 연합 함대 구성은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