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호르무즈 해협 안보에 중국 협력 압박…정상회담 연기 카드까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 안보를 위해 중국의 군사 협력을 압박하며 미중 정상회담 연기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또한 나토와 영국에도 해상 자산 배치를 요구하며 직접적인 불만을 표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의 해상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중국의 군사적 협력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중국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석유의 90%를 수입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해협 통과 선박 호위 작전에 중국이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최근 이란의 도발로 인해 중동 해역의 해상 운송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 속에서 나온 발언으로, 트럼프 정부가 동맹국뿐 아니라 경쟁국인 중국까지 포함한 광범위한 국제 연합을 구성하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더 주목할 점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중 정상회담 일정을 압박의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달 말 또는 내달 초로 예정되어 있는 미중 정상회담과 관련해 그는 "2주는 긴 시간"이라며 중국이 호르무즈 해협 호위 참여에 대한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으면 정상회담이 연기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는 외교적 일정을 직접적인 협상 도구로 활용하는 트럼프식 협상 전략의 전형적인 사례다. 다만 구체적인 연기 기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아, 실제 연기 가능성보다는 중국에 대한 압박 신호로 해석되는 측면이 강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 확보를 위해 한국, 중국, 일본, 영국, 프랑스 등 5개국에 군함 파견을 사실상 요구하고 있다. 그는 "호르무즈 해협의 수혜자들은 그곳에서 나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돕는 것이 적절하다"고 강조하며, 국제 사회의 광범위한 참여를 촉구했다. 이러한 요구는 미국이 단독으로 중동 해역의 안보를 담당해온 전통적 역할에서 벗어나, 이해 당사자들의 공동 책임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중국과 같은 주요 수혜국이 군사적 부담을 나눠 가져야 한다는 논리는 미국의 국방 부담을 줄이려는 트럼프 정부의 기본 정책 방향과 맞닿아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에도 직접적인 경고를 날렸다. 그는 호르무즈 해협 안보 문제에 대해 나토가 "응답이 없거나 부정적 반응을 보이면 나토의 미래에 매우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명시적으로 위협했다. 또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미국이 나토를 지원한 점을 언급하며 "이제 그들이 우리를 도울지 지켜보겠다"고 상호주의를 강조했다. 트럼프의 발언에 따르면 나토는 기뢰 제거선을 포함한 해상 자산과 특수부대 등 군사 자산을 호르무즈 해협에 배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유럽이 미국보다 훨씬 많은 기뢰 제거선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트럼프는 유럽의 기존 자산을 중동 해역에 재배치할 것을 요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의 키어 스타머 총리에 대해서도 직접적인 불만을 표현했다. 그는 영국이 이란 전쟁 초기에 군함 파견을 거부했다가, 미국이 이란의 위협 능력을 제거한 후에야 "배 두 척을 보내겠다"고 제안한 점을 비난했다. 트럼프는 "승리를 하기 전 함선이 필요하지, 승리한 이후에 필요한 게 아니라"고 지적하며, 영국의 늦은 대응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이는 미국의 주도적 군사 행동 이후 참여하는 동맹국들의 전략에 대한 트럼프의 불신을 보여주는 발언이다.
이러한 일련의 발언들은 중동 지역의 해상 안보 문제가 단순한 지역 이슈를 넘어 미국의 동맹 체계와 국제 질서 재편에 직결된 문제임을 보여준다. 트럼프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 확보를 명분으로 기존의 미국 중심 안보 체계를 재구성하려는 시도를 진행 중이며, 이 과정에서 중국, 나토, 영국 등 주요 국가들에 대한 명확한 역할 분담을 요구하고 있다. 미중 정상회담 일정을 활용한 압박, 나토에 대한 직접적 경고, 동맹국 영국에 대한 공개적 비난 등은 트럼프식 거래 외교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향후 중국과 나토, 영국 등이 어떻게 이러한 압박에 응할지가 중동 해역의 안보 체계와 국제 질서 재편의 방향을 결정할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