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이불이 관광객 필수 쇼핑템으로…'가성비 쇼핑' 열풍
한국산 이불이 품질 대비 저렴한 가격으로 외국인 관광객, 특히 대만 관광객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서울 광장시장 이불거리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핵심 쇼핑 목적지로 변모했으며, 이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가성비 쇼핑' 트렌드 변화를 반영한다.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의 이불거리가 외국인 관광객들의 새로운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 평일 오후에도 시장은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으며, 골목 곳곳의 이불 가게들에는 중국어 안내문이 붙어있다. 상인들이 중국어로 손님을 맞고 외국어 가능 직원을 배치해 설명하는 모습이 일상화된 지 이미 오래다. 이 같은 변화는 한국산 이불이 품질 대비 저렴한 가격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발생한 현상이다. 특히 대만 관광객들 사이에서 한국 이불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이불 가게를 운영하는 상인들은 현재 손님의 대다수가 대만 관광객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 상인은 "손님 99%가 대만 사람이며, 매출도 거의 대만 관광객들에게서 나온다"고 밝혔다. 이들이 한국 이불을 찾는 이유는 명확하다. 한국 제품이 상대적으로 저렴할 뿐만 아니라 품질도 우수하다는 입소문이 대만 현지에서 광범위하게 퍼졌기 때문이다. 상인들은 대만의 자체 생산 기반이 크지 않고, 중국산 제품은 품질 문제로 선호하지 않는 경향이 있어 한국 제품에 대한 수요가 자연스럽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한 상인은 "예전에는 대만 관광객들이 화장품이나 옷을 주로 샀다면, 요즘은 이불까지 찾는 경우가 많다"며 "한 번 사본 뒤 품질이 좋다는 후기가 퍼지면서 재방문하거나 지인을 통해 오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주목할 점은 대만 관광객들의 취향을 정확히 저격한 '모달 이불'이 최인기 상품이 된 것이다. 모달은 면보다 부드럽고 흡수성이 뛰어나며, 가볍고 통기성이 좋아 비교적 따뜻한 기후에 적합한 소재다. 대만은 한국처럼 겨울이 아주 춥지 않아 두꺼운 이불보다는 부드럽고 가벼운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데, 한국산 모달 이불이 이러한 수요를 정확히 충족시킨 것이다. 상인들은 관광객들이 직접 들고 가기도 하지만, 부피를 줄이기 위해 진공 포장한 뒤 우체국 국제발송으로 보내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현장의 대부분 가게 앞에는 공기를 빼 납작하게 압축한 이불들이 송장 번호와 항공편 정보가 적힌 채 쌓여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현장에서 만난 외국인 관광객들은 한국 이불에 대한 높은 만족도를 드러냈다. 대만에서 온 20대 관광객은 "요즘 대만에서 한국 이불이 꽤 유명하다"며 "품질이 좋아서 사러 왔다. 대만에서는 이런 품질의 이불을 구하기 쉽지 않아 한국에 온 김에 구매했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에서 온 관광객들도 "샤오홍슈(중국 SNS)에서 유명하길래 들러봤는데, 직접 보니 좋아 보여서 여러 개 사게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샤오홍슈에는 광장시장 이불 관련 게시물이 다수 올라와 있으며, 이것이 추가적인 관광객 유입을 견인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외국인 관광객들의 소비 패턴 변화를 보여주는 사례다. 관광데이터랩의 분석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5년 9월까지의 외국인 신용카드 결제 데이터를 보면 구매 1건당 평균 지출액은 2019년 15만 원에서 올해 12만 원으로 감소했다. 반면 1인당 총 소비금액은 83% 증가했고, 구매 횟수는 124% 늘었다. 이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소비가 고가 상품 한두 개보다 중저가 상품을 여러 개 사들이는 '가성비 소비' 경향으로 변화했음을 의미한다. 한국 이불이 이러한 가성비 쇼핑 시대의 수혜 상품이 된 셈이다. 다만 상인들은 최근 현지 유통망이 점차 생기면서 지난해만큼 시장을 직접 찾는 수요는 다소 줄었다고 입을 모았다. 향후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한 다양한 판로 개발이 이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