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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빌라 공급 5년새 75% 급락…서민 주거 안정 위기

서울의 빌라 준공 물량이 5년 사이 75% 급락하면서 서민 주거 안정이 위협받고 있다. 빌라왕 사태와 건설비용 급등이 주요 원인으로, 정부의 신축매입 임대주택 사업 활성화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서울 빌라 공급 5년새 75% 급락…서민 주거 안정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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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의 주거 사다리 역할을 담당해온 빌라(연립·다세대·다가구 주택)의 공급이 급속도로 감소하면서 저소득층과 사회 초년생의 주거 안정이 위협받고 있다.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서울의 빌라 준공 물량은 2020년 3만 가구대에서 지난해 4800가구로 5년 사이 약 75% 이상 급락했다. 특히 2022년 빌라왕 사태 이후 감소 추세가 더욱 가팔라져 2022년 2만2000가구에서 2023년 1만4100가구, 2024년 6100가구로 매년 절반 수준으로 축소되고 있다.

빌라 공급 감소의 주요 원인은 2022년 대규모 전세 사기 사건으로 촉발된 수요자들의 빌라 기피 현상과 건설비용의 급등이다.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원자재 공급난, 인건비 상승 등이 겹치면서 건설공사비가 급격히 올랐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산출하는 주거용 건물 건설공사비지수는 올해 1월 기준 131.8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5년 전 103.8과 비교하면 약 27% 상승했다. 이로 인해 빌라 건축 사업성이 크게 악화되자 건설사들이 신규 프로젝트 시작을 꺼리고 있는 상황이다.

빌라 시장의 위축은 전체 주택 시장의 수급 불균형을 초래하는 심각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서울 주택 시장에서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율은 약 60%, 빌라는 30% 수준인데, 전문가들은 빌라 공급 물량이 최소한 아파트의 절반 수준은 유지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지난해 서울의 빌라 준공 물량 4800가구는 같은 기간 아파트 준공 물량 4만9000여 가구의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는 단순한 빌라 부족을 넘어 주택 시장 전체의 공급 구조에 심각한 왜곡을 초래하고 있다.

빌라는 아파트에 비해 공사 기간이 짧아 단기 주거 수요를 흡수하는 '완충재' 역할을 수행해왔다.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와 전·월세가 지속적으로 오르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주거비 부담이 적은 빌라는 사회 초년생, 저소득층, 신혼부부 등 경제적 약자들의 주요 주거 선택지였다. 빌라 공급이 급감한다는 것은 이들이 서울에서 주거를 확보할 기회 자체가 줄어든다는 뜻이며, 결국 전월세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서민 주거 안정을 근본적으로 흔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이 같은 위기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연립·다세대·다가구 주택을 민간이 건설하기 전에 미리 매입 약정하고 완공 후 임대주택으로 공급하는 신축매입 임대주택 사업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현재의 높은 건설공사비로는 이 사업의 채산성이 악화되어 민간 참여가 저조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적정 수준의 공사비를 책정하고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해야 민간 건설사의 참여를 유도하고 주택 품질도 향상시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심각한 수준으로 진행 중인 빌라 '공급 절벽' 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정책적 개입과 지원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