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군함파견 요청, 청해부대 투입 현실성 낮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 군함 파견을 요청하면서 청해부대 투입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으나, 작전 위험성과 국회 비준 동의 필요성으로 인해 실제 파병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을 포함한 5개국에 호르무즈 해협으로의 군함 파견을 사실상 요구하면서 아덴만에서 활동 중인 청해부대의 투입 가능성이 주목되고 있다. 하지만 작전의 위험성이 크고 국회 비준 동의 절차가 복잡한 만큼 실제 파병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미국은 이란과의 전쟁으로 인한 호르무즈 해협의 해상 통행 차단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동맹국들에 다국적군 구성을 제안하고 있으며, 한국 정부는 공식 요청이 오면 신중하게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으로 촉발된 분쟁 와중에 이란이 사실상 봉쇄하고 있는 호르무즈 해협의 해상 통행을 정상화하기 위해 한국, 일본, 중국, 영국, 프랑스 등에 군함 파견을 요구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의 약 20%가 지나가는 전략적 요충지로, 가장 좁은 지점이 39km에 불과하다. 이란은 이 해협에 기뢰를 설치하고 드론 및 미사일 공격을 통해 민간 선박의 통행을 차단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방부 당국자는 현재까지 미국으로부터 공식적인 파병 요청은 없다고 밝혔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있었던 만큼 조만간 공식 요청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의 안정은 우리 국익과도 직결되어 있으며, 미국의 동맹국으로서 부담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작전의 위험성이 매우 크다는 점이 결정적 장애물이 되고 있다. 좁은 수로에서 이란의 다양한 공격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고, 이란을 적으로 돌릴 수 있다는 외교적 리스크도 존재한다. 더욱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이 국제법적으로 정당했는지에 대한 논란이 있어, 한국이 이 분쟁에 직접 개입할 경우 국제적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정부는 공식 요청이 오면 심도 있게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신중해야 한다는 기류가 읽히고 있다.
청해부대의 호르무즈 해협 파견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국회의 비준 동의가 필수적이다. 한국은 과거 2020년 1월 미국-이란 간 긴장이 고조되었을 때 청해부대의 작전 임무 구역을 확장하는 방식으로 호르무즈 해협에서 한국 상선 호위 임무를 수행한 바 있다. 당시에는 '독자 작전' 형태였기 때문에 기존 국회 비준 동의에 포함된 '유사시 우리 국민 보호 활동 시에는 지시되는 해역 포함'이라는 문구를 근거로 별도의 절차 없이 작전을 진행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 미국이 구상하는 것은 다국적군 구성을 통한 연합 작전이기 때문에 청해부대의 임무 성격이 근본적으로 변하게 되어 별도의 국회 비준 동의가 반드시 필요하다.
국방부와 군 관계자들은 현 상황에서 청해부대 파병 동의를 얻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군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상황에서 우리가 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일본 등 주변국이 어떻게 대응하는지도 봐야 하고 많은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는 한국이 다른 국가들의 대응 방향을 살펴본 후 신중하게 결정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다. 국회에서도 이 문제를 단순한 군사 작전이 아니라 국제 분쟁에 대한 입장 표명으로 인식할 가능성이 높으며, 야당의 반발도 예상되는 상황이다. 결국 청해부대의 호르무즈 해협 파견은 미국의 공식 요청, 국회의 비준 동의, 국제 정세 변화 등 여러 변수가 복합적으로 작용해야만 현실화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