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전권 위임받아 영남 중진 컷오프 추진, 당 혁신 '전기충격' 시작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전권을 위임받아 영남 중진 의원들의 공천 배제를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당의 인적 쇄신을 위한 '전기충격' 결단이지만, 현역 의원들의 저항과 대체 인물 부족이 과제로 남아있다.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장동혁 대표로부터 6·3 지방선거 공천에 관한 전권을 위임받으며 당 혁신의 강수를 꺼냈다. 13일 위원장직에서 물러났다가 15일 복귀한 이 위원장은 입장문을 통해 "의사가 심장이 멈춘 환자를 살리기 위해 전기충격을 가하듯이 우리 당에도 그 정도의 결단과 충격이 필요하다"며 영남권 중진 의원들의 공천 배제를 강하게 추진할 의지를 드러냈다. 이는 보수 강세 지역인 영남권의 인적 쇄신을 통해 국민의힘이 새로운 이미지로 거듭나야 한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 위원장이 중진 컷오프 방안을 거론하자 공관위 내 현역 의원들을 중심으로 우려와 반발이 나타났으며, 이는 지난 13일 그가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 이상 추진하기 어렵다"며 사퇴 의사를 밝히게 된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특히 대구시장 후보 공천을 둘러싼 공관위 내 갈등이 심각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대구시장 후보로 공천을 신청한 중진 의원은 주호영(6선)·윤재옥(4선)·추경호(3선) 등 3명이며, 경북지사로는 현역 이철우 지사와 임이자(3선) 의원이 출사표를 냈다. 부산시장 후보로는 현역 박형준 시장이 공천을 신청한 상태다. 이 위원장은 이들 기성 정치인보다 신진 인물들이 당의 쇄신 이미지를 더 잘 대표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권을 쥔 이 위원장의 복귀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영남권의 인적 쇄신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높였다. 그는 통화에서 "(혁신 공천을) 시도하려다 어려움이 있었는데 다시 밀어붙일 것"이라며 "아주 연쇄적으로, 폭발적으로, 속도감 있게 빨리 끝내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한 공관위원은 "이 위원장은 욕을 먹고 장렬히 전사하더라도 혁신 공천을 추진해보겠다는 생각"이라고 평가하며 그의 결연한 의지를 전했다. 이러한 발언들은 당 주류인 영남권 중진 의원들의 반발을 각오하고 개혁에 나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이 위원장의 공천 혁신이 실제 성과로 이어질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당 주류인 영남권 중진 의원들의 거센 저항이 예상되는 가운데, 중진을 제외한 대구시장 후보군은 유영하(초선)·최은석(초선) 의원과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 등으로 제한적이다. 경북지사에는 김재원 최고위원,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이강덕 포항시장 등이 공천을 신청했지만, 이들이 중진 의원들을 충분히 대체할 수 있는 쇄신 이미지를 갖추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결국 중진 컷오프에 성공하더라도 그 대안으로 당의 혁신 의지를 충분히 보여줄 수 있는 인물을 찾기 어렵다는 점이 이번 공천 개혁의 핵심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한편 공관위는 서울시장 공천 추가 공모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16일 공고를 낸 뒤 17일 추가 공천 접수를 하겠다는 방침이다. 공관위는 "오세훈 현 시장은 당의 소중한 자산이며, 서울 발전을 이끌어온 중요한 지도자"라며 "이번 공천 절차에 참여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오 시장은 혁신형 선거대책위원회 출범 등 장 대표에게 노선 변화를 요구하며 아직까지 공천 신청을 하지 않고 있다. 장 대표와 오 시장의 입장 차이가 커 오 시장의 공천 접수 여부는 미지수인 상황이며, 당 지도부는 안철수 의원의 서울시장 출마를 설득하는 등 오 시장을 대체할 후보 물색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관위는 또한 대전시장 후보에 이장우 현 대전시장, 충남지사 후보에 김태흠 현 충남지사를 공천하기로 결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