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긴장으로 4월 항공유류할증료 4년 만에 최고치 경신 우려
중동 긴장으로 인한 국제유가 급등으로 4월 항공유류할증료가 4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해외여행을 계획 중인 소비자들이 3월 중 항공권 발권을 서두르고 있다. 다만 유류할증료의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중동 정세를 지켜보며 신중하게 구매 시점을 결정할 필요가 있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이 국제유가를 급등시키면서 다음 달 항공권 가격에 반영되는 유류할증료가 사상 최고 수준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항공업계는 16일 확정·고시하는 4월 국제선 유류할증료를 대폭 인상할 계획이며, 일부 전문가들은 이것이 2022년 7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기록했던 역대 최고치 수준에 도달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이는 지난달 28일 미국이 이란을 공습한 이후 계속되고 있는 중동 사태로 인한 유가 상승분이 처음으로 항공권에 반영되는 것으로, 해외여행을 계획 중인 소비자들의 부담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유류할증료는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한 항공사의 연료비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방식으로, 국토교통부의 거리비례제에 따라 각 항공사가 월별로 책정한다. 산정 기준은 전전월 16일부터 전월 15일까지의 싱가포르 항공유 평균 가격을 기준으로 하며, 1갤런당 평균값이 150센트 이상일 때 33단계로 나누어 부과된다. 항공업계 예측에 따르면 4월 유류할증료의 근거가 되는 2월 16일부터 3월 15일까지의 싱가포르 항공유 평균값이 최소 300센트 이상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렇게 되면 4월에는 적어도 16단계(300~309센트)의 유류할증료가 적용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중동 사태 이전인 1월 기준으로 책정된 이달의 6단계(200~209센트)보다 무려 10단계나 높은 수준이다.
4년 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당시의 상황을 돌아보면 국제유가 급등으로 22단계(2022년 7월~8월)가 적용되었으며, 이는 2016년 현행 유류할증료 체계가 도입된 이후 역대 최고치였다. 당시 대한항공 기준으로 인천~미국 뉴욕 노선의 유류할증료는 32만 5000원에 달했다. 이를 현재와 비교하면 같은 노선의 이달 유류할증료는 9만 9000원으로, 4년 사이 약 3배 이상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중동 사태 이후 싱가포르 항공유 가격이 한때 갤런당 400센트를 넘기기도 했으며, 유류할증료는 비행 거리가 길수록 부담이 커지는 구조라 항공권 구매 시점을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해외여행을 계획 중인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3월 말 이전에 항공권을 발권하려는 움직임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신혼여행이나 여름휴가 등을 앞두고 유류할증료 부담을 우려하는 게시물들이 잇따르고 있으며, 일부 누리꾼들은 같은 항공편이라도 3월 31일 결제와 4월 1일 결제 시 가격 차이가 크다며 서둘러 발권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여행사들도 이러한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해 패키지 상품에 유류할증료 변동성을 명시하고 있으며, 불과 2주 전만 해도 전체 여행경비에 포함되어 있던 유류할증료를 최근에는 불포함 사항으로 공지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성급한 발권을 자제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유가가 비쌀 때 발권을 하면 실제 출국 시기에 기름값이 떨어져도 높은 유류할증료를 물게 된다"며 "여행 일정이 급하지 않다면 중동 상황을 조금 더 지켜보고 발권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유류할증료는 국제유가에 따른 변동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단순히 현재 상황에 반응하기보다는 향후 중동 정세 변화와 국제유가 추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항공권 구매 시점을 결정해야 한다는 신중론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