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600mm 방사포 10여발 동시 발사, 한·미 연합훈련에 맞대응
북한이 한·미 연합훈련 '자유의 방패'에 맞대응하는 무력시위로 600mm 방사포 10여발을 동시에 발사했다. 미국을 직접 언급하지 않으면서 수위를 조절한 것으로 보이며, 한국의 중재 역할에 대한 불만도 내포하고 있다.
북한이 한·미 연합연습 '자유의 방패'에 대응하는 무력시위로 600mm 초정밀 다연장 방사포 10여발을 동시에 발사했다. 조선중앙통신은 15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4일 서부지구 장거리 포병 부대의 타격훈련을 참관했다고 보도했다. 합동참모본부도 전날 신안 일대에서 발사된 탄도미사일 10여발을 포착했으며, 이는 한국 영토를 사정권에 두고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분류되는 무기를 한꺼번에 쏜 이례적 사건이다. 훈련에는 방사포 12문과 2개 포병 중대가 동원되었으며, 방사포탄은 동해 섬 목표물까지 364.4km 떨어진 거리에서 '100% 명중률'을 기록했다고 북한은 주장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 훈련이 '420km 사정권 안에 있는 적들에게 불안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서울과 경기 평택 등에 위치한 주한미군 기지들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600mm 방사포가 전술핵을 탑재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북한은 한·미연합의 군사력에 대한 핵 억제력을 과시하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다. 김 위원장은 또한 '방위적 성격의 억제수단이 국가 주권 안전에 대한 외세의 무력 도발과 침공을 예방하지 못할 경우 제2의 사명으로 거대한 파괴적 공격 수단으로 사용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북한의 핵무기가 공격 수단이 될 수 있음을 암시하는 발언으로, 한·미에 대한 강한 경고 메시지를 담고 있다.
주목할 점은 북한이 이번 발사에서 미국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북 대화 제안을 염두에 둔 수위 조절로 분석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김민석 국무총리와의 면담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만나고 싶다'는 뜻을 밝혔으며, 4월 초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미 대화 재개에 관심을 표명한 상태다. 북한은 방사포 발사 관련 보도에서 '강력한 공격력은 철저히 방위를 위한 것'이라며 방어적 이유를 강조함으로써 미국과의 대화 가능성을 열어두는 기존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통일연구원 홍민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미국에 대한 억제력을 과시하면서도 북·미 대화를 위해서는 미국의 결정적이고 적극적인 태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압박하는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북한의 이번 행동에는 한국의 중재 역할에 대한 불만도 내포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민석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북한의 의중을 전달하고 북·미 대화 진전을 위한 의견을 제시했다. 그러나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임을출 교수는 '북한이 적대적 두 국가 기조를 이어가는 가장 큰 이유는 한국의 중재자·촉진자 역할을 부정하기 위해서'라며 '한국 총리가 미국 대통령에게 북한의 의중을 전달하는 행위 자체를 내정 간섭으로 간주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한국 영토를 사정권에 둔 탄도미사일을 동시에 발사한 것은 이러한 불만을 표현하는 방식으로도 해석되는 것이다. 임 교수는 '한국의 중재는 비공개로 추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이번 사건은 한반도 정세의 복잡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북한은 한·미 연합훈련에 대한 군사적 대응으로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면서도, 미국과의 대화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 않고 있다. 미국의 이란 공격 등 국제 정세도 고려한 것으로 보이며, 4월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미 관계 개선의 여지를 남겨두려는 계산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한국의 중재 역할에 대한 북한의 거부감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