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 번복한 이정현, 장동혁과 전권 재확인…혁신 공천 추진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사퇴 의사를 번복하고 장동혁 대표로부터 공천 전권을 재확인받고 복귀했다. 당의 지지율 하락과 구인난 속에서 혁신 공천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으나, 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 동시 대응이라는 난제를 앞두고 있다.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사퇴 의사를 밝힌 지 이틀 만에 입장을 바꿔 복귀했다. 15일 장동혁 당 대표와의 면담을 통해 공천 과정에서의 전권을 다시 확인받은 이 위원장은 즉시 업무에 복귀하며 '혁신 공천' 추진을 본격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위원장은 매일경제와의 통화에서 "처음부터 전권을 보장받았고 이번에 재확인한 것"이라며 "장 대표는 지금까지도 간섭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간섭하지 않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는 당 지도부의 공천 개입 논란이 자신의 사퇴 배경이라는 관측에 대해 명확히 선을 긋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 위원장이 돌연 사퇴 카드를 꺼냈던 배경은 당 내 보수진영의 심장으로 불리는 대구 공천을 둘러싼 갈등이 결정적인 계기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위원장은 대구에서 주호영·윤재옥·추경호 등 현역 중진 의원들을 포함해 최대 5명을 컷오프하는 방향을 검토했으며, 이에 대한 당 내 반발이 제기되면서 신경전이 벌어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대구시장 후보로 공천을 신청한 인물은 현역 의원 5명을 포함해 총 9명에 달하는데, 이 위원장의 대담한 구상이 기득권 세력의 저항에 부딪혔던 것이다. 다만 이 위원장은 대구 경선에 한국시리즈 방식을 적용하는 방안에 대해 "지금 너무 큰 혁명이라 미리 밝히지 않겠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복귀를 결정한 이 위원장은 입장문을 통해 "공천 과정에서 필요한 결단이 있다면 피하지 않겠다"며 "기득권이든 관행이든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과감히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지도부의 지지를 확인한 만큼 이 위원장은 복귀 첫날부터 구상을 행동에 옮길 것으로 전망된다. 공천관리위원회는 16일 서울시장 후보 추가 공천 접수 공고를 내고 17일 접수, 18일 면접을 진행하기로 했다. 공관위는 "서울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가장 상징적인 지역으로 후보 공천의 문을 더 넓게 더 당당하게 열어야 한다"고 판단했으며, 특히 오세훈 현 시장의 참여를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오 시장은 지난 12일까지 진행된 추가 공천 접수에 응하지 않으면서 교착 상태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 위원장의 혁신 공천 구상은 당의 총체적 난국 속에서 순탄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20%대로 추락한 상황에서 6·3 지방선거는 물론 같은 날 진행되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대응까지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미니 총선급'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이는 재보선 지역이 대체로 더불어민주당이 우세한 선거구라는 점에서 구인난을 극복하지 못하고 대패할 수 있다는 우려가 당 일각에서 나온다. 인천 계양을은 국민의힘 예비후보가 2명에 그치고 있으며, 충남 아산을과 전북 군산·김제·부안갑도 민주당 우세 구도 속에 후보군이 두텁지 않은 상황이다.
국민의힘이 승부를 걸어볼 만한 지역은 매우 제한적이다. 경기 평택을과 향후 재보선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는 부산 북구갑이 주요 전략 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평택을에는 유의동 전 국민의힘 의원이, 부산 북구갑에는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이 출마를 검토 중이지만 전체적으로는 선수층이 얇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여기에 한동훈 전 당 대표의 무소속 출마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보수표 분산 변수도 남아 있는 상황이다. 이 위원장의 사퇴와 복귀 과정이 보여주듯 당의 내부 갈등과 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지방선거와 재보선 동시 대응이라는 이중 과제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풀어갈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