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인도와 경제동반자 협정 개선 추진…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대응
한국 정부가 인도와의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CEPA) 개선협상을 추진하기로 했다. 인도의 빠른 경제성장과 거대한 소비 시장을 겨냥한 전략으로, 지난 13년간 한-인도 교역액이 171억 달러에서 257억 달러로 50% 증가한 가운데 이루어진 결정이다.

한국 정부가 인도와의 경제협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기로 결정했다.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13일 인도 델리에서 피유쉬 고얄 인도 상공부 장관과 한-인도 통상장관 회담을 개최하고, 2010년 발효된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CEPA)의 개선협상 재개를 논의했다. 이는 인도가 최근 영국, 오만, 뉴질랜드, 유럽연합 등과 연이어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며 시장 개방에 나서는 상황에서 한국 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로 평가된다. 양국은 무역·투자 협력 심화 방안과 함께 인공지능, 디지털 통상 등 미래 산업 협력 방안도 함께 모색하기로 했다.
인도의 전략적 중요성은 계속 높아지고 있다. 인도는 14억 5천만 명의 인구를 보유한 세계 최대 인구 대국이자 세계 4위의 경제 규모를 자랑한다. 지난 10년간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약 7%에 이르러 전 세계 주요국 중에서도 가장 빠른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진행되는 가운데 인도는 중국 의존도를 낮추려는 선진국들의 주목 대상이 되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한국 정부는 인도를 신남방 지역의 핵심 파트너로 위치지으며 경제협력을 강화하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한-인도 간 교역 규모는 협정 발효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010년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 발효 당시 한-인도 교역액은 171억 달러였으나, 지난해 기준으로 257억 달러에 달했다. 이는 13년간 약 50%의 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양국 경제협력이 얼마나 빠르게 확대되었는지를 보여준다. 그러나 산업통상부는 인도가 다른 국가들과의 자유무역협정을 통해 시장 개방을 가속화하는 상황에서 현재의 CEPA 자유화율로는 한국 기업의 경쟁력 확보가 어렵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협정의 자유화율을 높이는 개선협상이 시급한 상황이다.
여한구 본부장은 인도 방문 기간 현지 진출 한국 기업들의 실제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인도 정부에 지원을 당부했다. 인도 상공회의소(FICCI)가 주관한 인도 정보통신·인공지능 기업 간담회에 참석하여 한-인도 간 인공지능 및 디지털 통상 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는 단순한 전통 무역 협력을 넘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첨단 기술 분야에서의 협력을 모색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정부 차원의 싱크탱크 간담회도 개최하여 인도 정부의 적극적인 관심과 기업 애로 해소를 위한 지원을 요청했다.
여한구 본부장은 "인도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의 핵심축이자 신남방 지역에서 가장 중요한 파트너 국가 중 하나"라며 "한-인도 양국 간 호혜적인 경제 협력이 더욱 확대될 수 있도록 협의를 지속하겠다"고 강조했다. 산업통상부는 이번 회담을 계기로 한-인도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 개선협상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국내 기업의 인도 시장 진출을 위한 지원 사업도 확대할 계획이다. 인도의 빠른 경제성장과 거대한 소비 시장을 놓치지 않기 위한 한국 정부의 전략적 투자가 앞으로 어떤 성과를 낼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한-인도 경제협력 강화가 한국 경제의 지역 다변화 전략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평가했다. 미국과 중국의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인도는 쿼드(QUAD) 체제의 일원으로 민주주의 국가들의 공급망 협력에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이 인도와의 경제협력을 강화하는 것은 단순히 교역 확대를 넘어 글로벌 경제 질서 재편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향후 한-인도 CEPA 개선협상의 진행 과정과 양국 기업들의 협력 확대 움직임이 한국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을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