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한·중·일에 호르무즈 해협 군함파견 요구...미국의 전략적 의도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의 안정성 확보를 위해 한국, 중국, 일본 등 5개국에 군함 파견을 요구했다. 미국의 인명피해 우려가 큰 해협 호위 작전을 다른 국가들에게 분산시키려는 의도로 해석되며,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결정이 주목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중국, 일본, 프랑스, 영국 등 5개국을 향해 세계 에너지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으로의 군함 파견을 사실상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여러 국가, 특히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시도로 영향을 받는 국가들은 미국과 함께 해협을 개방되고 안전하게 유지하기 위해 군함을 보낼 것"이라고 명시했다. 현재 진행 중인 미국·이스라엘 대 이란 간 전쟁으로 인해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된 상황에서 동맹국들의 군사적 동참을 직접 촉구한 것으로,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 정부의 대응이 주목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군사 능력을 완전히 파괴했다고 주장하면서도 여전한 위협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우리는 이미 이란의 군사 능력을 100% 파괴했지만, 그들이 아무리 심하게 패배했더라도 이 수로의 어딘가에 드론 한두 기를 보내거나, 기뢰를 떨어뜨리거나,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는 것은 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호르무즈 해협이 여전히 위험한 상황이며, 이 지역의 안전을 위해서는 다국적 군사력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드러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추가 글에서 "미국은 군사적, 경제적, 그리고 모든 면에서 이란을 때렸고 완전히 파괴해 왔지만,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석유를 받는 세계의 국가들은 그 항로를 관리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미국도 도움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석유 수송량의 약 30% 이상이 통과하는 전략적 요충지다. 특히 한국,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 국가들은 중동에서 수입하는 석유의 대부분을 이 해협을 통해 운송하고 있어 이 지역의 안정성에 극도로 의존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셰일가스 등 자체 에너지 자원이 풍부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에 대한 의존도가 한중일 등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에 군함 파견을 요구하는 것은 미국의 부담을 덜면서도 해협의 안정성을 확보하려는 전략적 의도로 해석된다.
주목할 점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등 제3국에 대한 대이란 군사작전 동참을 명시적으로 요구한 것이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이다. 그동안 미국은 이스라엘과의 군사작전에는 다른 국가들의 참여를 요구하지 않았으나, 호르무즈 해협의 상선 호위 작전에는 다국적 참여를 명시적으로 촉구하고 있다. 이는 호르무즈 해협 호위 작전이 미군의 인명피해 위험이 크기 때문에 이를 다른 국가들에게 분산시키려는 의도로 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해안을 폭격할 것이며, 이란 선박과 함정들을 바다에서 계속 격침할 것"이라며 미국은 주로 공격 작전에 집중하고, 다른 국가들은 호위 임무를 담당하도록 역할을 분담하려는 구도를 제시했다.
한국 정부는 이 요구에 대해 신중한 대응을 보이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으로의 군함 파견은 단순한 군사 작전을 넘어 중동 정세에 대한 한국의 입장을 분명히 하는 외교적 결정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미국과의 동맹 관계와 중동 지역과의 경제적 이익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특히 한국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중동에서 수입하는 석유에 높은 의존도를 보이고 있어 해협의 안정성 확보에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있다. 그러나 동시에 이란과의 관계도 고려해야 하는 복잡한 외교적 상황에 처해 있다. 향후 한국을 비롯한 관련국들의 결정이 중동 정세와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